복국에 미나리 넣는 한국 마늘 안 넣는 일본(VOD)

by조선일보 기자
2007.12.06 11:18:00

[조선일보 제공]

복어를 맛보는 방법은 한국식과 일본식으로 갈린다. 신라호텔 이태영 조리장은 “일본에서는 길게는 며칠씩도 숙성시키지만, 한국은 길어야 10시간”이라고 했다. 생선살은 숙성시킬수록 감칠맛은 증가하지만 씹는 맛이 떨어진다. 한국인은 감칠맛만큼이나 씹는 맛을 선호하는 반면, 일본인은 감칠맛을 더 선호해 생기는 차이다. 일본에서는 복어를 회로도 좋아하지만 초밥으로 즐겨 먹는데, 복어 살이 밥과 섞이지 못하고 따로 돌지 않도록 숙성을 충분히 시키는 이유도 있다.

복국도 두 나라가 다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재료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을 사용한다는 점도 양국이 같다. 하지만 일본식에는 복어 자체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다른 재료를 덜 넣는다. 반면 한국식 맑은탕은 다양한 재료의 조화로운 맛에 포인트를 두기 때문에 생선 뿐 아니라 채소를 더 푸짐하게 넣는 편이다.

확연히 구분되는 차이는 마늘과 홍고추를 넣는지 여부다. 일본식 맑은탕에는 마늘과 홍고추가 들어가지 않는 반면 한국식에는 들어간다. 또다른 차이점은 미나리. 복어를 맑은탕으로 먹을 때 한국에선 흔히 미나리를 넣지만, 일본에선 아니다. “미나리 향이 너무 강해 복어 맛을 가린다”는 이유다. 미나리에 해독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 강한 복어의 독을 미나리로 중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복어 회뜨기 /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송원_ 일본 시모노세키 복요리협회에도 등록된 집으로, 1966년 한국에 일본식 복국을 처음 선보였다. 복사시미(회) 8만원, 복지리 1만8000원, 5만원(참복). (02-755-3979)



태진복집_ 복어코스 1인분 2만5000원. 복어 튀김(6만원, 10만원)이 별미다. (02)733-3730



금수복국_ 부산 해운대에 있는 이 식당은 뚝배기에 팔팔 끓여내는 스타일의 복국을 개발했다. 창업자인 이봉덕 여사가 1970년 ‘복국을 뚝배기에 담아주면 식지 않고 좋겠다’며 고안했다. 9000원짜리 복국부터 12만원짜리 코스까지 다양한 복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9만원짜리 ‘복쌈막회코스’가 독특하다. 복어를 뭉텅뭉텅 썰어서 묵은지에 싸먹는 한국식 복어회요리. 종잇장처럼 얇은 복어회 한 점에 감격하는 일본인이 보면 까무라칠지 모른다. 부산 동래점, 압구정점, 대구 유성점 등 전국에 6개 분점이 있다. 부산 본점 (051)742-3600, 서울 압구정점 (02)3448-5488, 대전 유성점 (042)823-9949, www.ksbog.com
초원복국_ 부산 복국 명가. 시원한 복국만큼이나 1992년 대선 직전 이 집에서 벌어진 도청사건이 유명하다. (051)628-3935




소동파가 “죽음과 맞바꿀만한 맛”이라고 상찬한 복어는 황복이다. 황복은 서해 연안에 살다가 진달래꽃 필 무렵, 그러니까 4월 말쯤 산란하러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산란 후에는 바다로 돌아간다.

옛날에는 금강과 섬진강에서도 황복을 볼 수 있었지만, 댐이 생기고 환경이 오염되면서 요즘은 임진강에서만 볼 수 있다. 임진강에서도 거의 멸종했다가, 치어 방류사업으로 차츰 숫자가 늘고 있다. 그래봤자 하루 수십 마리 잡힌다. 워낙 물량이 없어 임진강 일대에서만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