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개발, 배터리 재활용, 수소 사업…종합상사의 대변신

by박순엽 기자
2023.05.21 16:00:00

삼성물산, 美 태양광 개발 사업 2000만달러 매각 수익
"친환경 사업 운영·개발 따른 질적 개선으로 수익 개선"
배터리 재활용 사업·청정 수소 사업 등으로도 보폭 넓혀
포스코·LX 인터도 친환경 사업 발굴…"긍정적 평가"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종합상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태양광·이차전지(배터리)·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꼽고 이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트레이딩 중심의 전통적 ‘상사’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러한 사업은 실적에서도 빠르게 성과를 내며 회사 성장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 상사부문은 올해 1분기 미국 태양광 개발 사업에서 2000만달러(약 265억원)의 매각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태양광 개발 매각 수익(4800만달러)의 절반을 이미 한 분기 만에 벌어들인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태양광 개발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영업이익으로 990억원을 거두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8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대규모(1369메가와트) 신재생 발전 단지 완공·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미국 태양광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프로젝트 기획부터 부지 사용권 확보, 전력 계통 연결 평가, 인허가 등 발전소 착공 직전 단계에 이르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기획·판매해 이익을 얻는 구조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 불황으로 원자잿값이 떨어지면서 종합상사들의 수익성이 급감하는 상황에 태양광 개발 사업은 비교적 더 나은 수익을 내면서 실적 방어에 한몫했다. 이 때문에 태양광 개발 사업은 종합상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는 동시에 친환경 분야에서 차세대 사업 포트폴리오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사가 원자잿값 상승효과가 큰 폭으로 감소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익 변수가 크게 개선된 것이 없는데도 수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건 외형 증가에 의한 양적 성장이 아닌 미국 태양광 개발 사업 매각 수익 등 사업 운영과 개발·효율화에 따른 질적 개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태양광 개발 사업에서의 사업 역량을 토대로 배터리 재활용·청정수소 사업 등 또 다른 친환경 사업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1년 배터리 원소재 추출 기술을 보유한 성일하이텍에 지분 투자한 뒤 협력 관계를 이어오던 삼성물산은 최근 성일하이텍과 독일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건설·운영 사업을 공동 개발하는 데 나섰다.

또 삼성물산은 남해화학·두산에너빌리티·LG화학 등과 청정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운송·활용 등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진행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에너지스 등과는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검토를 위한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해 폐플라스틱 순환 경제 체계에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팜 농장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올해 초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뒤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라는 목표를 내걸고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수소 실증 생산과 구동모터코아 판매 확대, 배터리 소재 공급망 강화 등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엔 2억달러(약 2650억원)를 투입해 인도네시아 팜유 정제사업에도 진출하기도 했다.

LX인터내셔널(001120)은 니켈 등 배터리 전략 광물 개발과 신재생 발전을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 니켈 광산 투자 검토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 국내에선 바이오매스, 해외에선 인도네시아 수력 발전을 중심으로 자산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에 투자하기도 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종합상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에너지와 합병 이후 에너지 사업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고, LX인터내셔널은 올해 한국유리공업과 지난해 포승그린파워 인수로 사업다각화를 시작하면서 이익 체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