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절제된 트럼프 韓연설, 우방국 조언 받아들인 결정"

by이재길 기자
2017.11.09 09:17: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e뉴스 이재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국회 연설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절제된 어조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경고를 날렸다는 해석을 내놨다.

미 언론들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경고를 날렸다면서도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파괴’ 등 직설적인 단어를 쏟아냈던 과거에 비해 절제된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예전과 달리 북한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조롱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이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평양에서 190㎞ 떨어진 여의도에서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기대했던 이상(理想)과 달리 현재 북한은 지옥으로 변했다고 작심하고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CNN도 “낙관적인 어조를 사용하고 ‘로켓맨’ ‘화염의 분노’ 등 과거의 선동적인 발언을 반복하지 않았다”면서도 “여전히 북한을 압박했다”고 해석했다. 폭스뉴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미국을 더 이상 얕잡아보지 말라며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던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층 낮아진 발언 수위가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압박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공격적인 수사에서 벗어나 누그러진 어조를 취하면서 북한 핵위협과의 전쟁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재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는 우방국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백악관의 전략적 결정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USA투데이도 “변화된 그의 발언은 국제사회에 더 강력한 경제·외교적 압박을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