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 진단]<17>트위터-(上)쫓겨난 코스톨로 CEO

by이정훈 기자
2015.06.14 17:09:50

트위터 전성기 이끈 코스톨로 퇴장..실적부진에 압박 커져
베인 CSO-윌리엄스 창업주등 후임 물망..반격 기대 낮아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중 하나인 트위터의 지배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계속된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대해 현재 경영진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그러나 텍스트(문자) 중심 SNS인 트위터의 인기는 사진과 동영상 등을 중심으로 한 경쟁 SNS들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고 있다. 한번 잃어버린 시장 신뢰를 되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40자 이내의 단문(短文) 메시지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트위터의 딕 코스톨로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트위터는 대신 7월1일부터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 이사회 회장이 임시 CEO를 맡는다고 밝혔다.

코미디언 출신의 사업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코스톨로 CEO는 지난 2009년 트위터에 합류된 뒤 2010년부터 곧바로 CEO직을 맡아왔다. 그는 재임 기간동안 여러 나라에서 트위터 서비스 기반을 닦았고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이용자로 크게 늘렸다. 2013년에는 성공적인 주식시장 데뷔까지 이끌어내며 트위터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그러나 코스톨로는 최근 실적 악화로 퇴진압박에 시달렸다. 트위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억36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에 못미쳤다. 전분기보다도 매출은 줄었다. 수익성도 나빠져서 1분기에 영업적자가 1억6200만달러에 이르렀다. 한때 주당 56달러에 달하던 주가는 35달러까지 떨어졌다.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대표적인 SNS 트위터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현재 1450억달러에 이르는 전세계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트위터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0.87%에 불과하다. 31.42%라는 엄청난 점유율로 멀찍이 앞선 1위사 구글은 고사하고 7.93%에 이르는 페이스북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초라한 실적이다.

이용자수에서도 성장은 멈췄다. 현재 트위터의 월간 실제 이용자(MAU) 수는 3억200만명에 불과한 반면 페이스북은 14억4000만명에 달한다. 트위터보다 4년 늦은 지난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인스타그램도 MAU가 3억명을 이미 넘어섰다.



분기별 트위터 월간 실제 이용자수 증감율
현재 코스톨로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CEO 후보군은 크게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로 양분된다. 내부에서는 골드만삭스 출신인 앤서니 노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케빈 웨일 최고제품책임자(CPO), 애덤 베인 최고판매책임자(CSO)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더스트리트는 조직 내부에서의 친화력과 기술 및 엔지니어링에서의 전문성 등을 감안해 베인 CSO가 차기 CEO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카크마크 몬네스, 크레스피, 하트앤코 애널리스트는 “트위터의 재기를 위해서는 차기 CEO가 판매나 재무분야보다는 제품분야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웨일 CPO보다는 지난 2008년 트위터 CEO에서 물러난 도시 회장이 임시 CEO를 거친 뒤 정식 CEO로 재기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관측했다.

외부 인사들 가운데서는 로스 레빈손 전 야후 CEO와 신문 앱 플립보드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 맥큐 CEO,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창업자, 블로깅 사이트인 미디엄 CEO인 에반 윌리엄스 등이 전격 기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윌리엄스는 도시와 함께 트위터를 세운 창업자 중 하나다.

그러나 문제는 CEO가 누가 되든지 간에 트위터가 과연 반격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하다. 최근 사진과 동영상 중심의 시대가 되면서 문자 중심인 트위터의 인기는 점차 시들해졌다. 대신 사진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 같은 3세대 SNS가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은 지인 간 소통 외에도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