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여왕] 강남 집값 언제 오를까

by성선화 기자
2015.04.19 15:39:44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몇 년째 전화문의도 없던 집에 드디어 연락이 왔다. “집을 보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가능할까요?” 반가운 마음에 덜컥 팔겠다고는 얘기했지만 지금 부동산 분위기를 보니 조금 더 있다 팔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대비 매매 수요가 폭발하면서 실수요 집값 폭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안 팔리던 ‘천덕꾸러기’ 집을 가진 주인들은 “드뎌 집을 팔 때가 왔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과연 매도 타이밍을 언제로 잡아야 할까. 이번 ‘재테크의 여왕’은 매도 계획을 잡고 있었지만 그동안 팔지 못했던 집주인들이 언제쯤 집을 팔면 좋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빌라 분양 사업을 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말 미분양 물량을 지난 3월초 다 털어버렸다. 게다가 아직 준공도 안 돼 3층까지 골조만 올라갔지만 분양 문의가 쇄도해 완판된 상태다. 그는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전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면서 폭발한 것 같다”며 “사람들이 2년마다 전세금을 5000만원 이상씩 올려준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집값은 그야말로 ‘폭발’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전세 수요가 봄 이사철을 맞아 매매 수요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그동안 부동산에 내놔도 문의조차 없던 집에도 매수문의가 오고 있다. 고점에 물려 집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마음 고생을 했던 집주인들은 드디어 집을 팔 때가 왔다며 매도를 결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가을이나 내년 초에 또 한 번의 전세값 폭등이 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차트로 부동산을 분석하는 안동건 ‘부동산차트연구소’ 대표는 “올해말까지는 전세값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매매값 상승은 내년말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미 봄 이사철 집값 상승 랠리가 끝난 상황에서 급하게 집을 팔기보다는 차라리 조금 더 기다렸다가 올 가을쯤 파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강영훈 ‘붇옹산 스터디 카페’ 대표는 “올해 가을이나 내년초에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 매매 거래가 가장 핫한 곳은 서울 강동과 하남 그리고 안산, 인천 등 지역들이다. 서울 강동 지역은 재건축 이주 수요가 이동하면서 집값을 움직였고 인근 하남시까지도 집값이 들썩이는 기폭제가 됐다. 안산, 인천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가 경기권 끝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안 대표는 “수도권의 집값 동향은 서로 연결이 돼 시간 차를 두고 움직이는 패턴을 보인다”며 “강남이 움직이면 서울의 북쪽인 은평구까지 움직이는데 보통 7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은 아직까지 집값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다. 최근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이는 ‘올랐다’기 보다는 떨어졌다가 예전 수준을 다시 회복한 것이란 설명이다. 원래는 강남 지역에서 시작된 집값 폭등이 서울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패턴이었지만 이번 상승기에는 강남의 집값이 가장 마지막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안 대표는 “강남 지역의 본격적인 상승은 2017년께로 보고 있다”며 “매도 타이밍을 잡는 데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실수요로 강남의 집이 한 채라면 조금 더 보유하다가 파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강남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갈아탈 예정이라면 2017년 이전에도 매도해도 무방하다. 아직까지는 소형주가 시장을 이끌었기 때문에 그동안 소외됐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