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한 발 앞선 `탄소 경영`
by김국헌 기자
2010.03.31 10:37:33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에너지관리공단 공동조사에서 한국 기업은 기후변화 경쟁력 부문에서 낙제점(100점 만점에서 36.3점)을 받았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국 대기업들도 아직까지 탄소경영에선 걸음마 수준이다. 먼 미래란 생각과 추가 비용이 부담스럽단 인식 탓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각을 갖춘 항공업계에선 이미 한 발 앞선 탄소 경영감각을 선보인 기업이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아시아에서 2번째로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한편, 서비스업계 최초로 환경부의 탄소성적표지 정식 인증을 받았다.
지난 2008년 5월9일부터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이 출장을 다녀오면, 아시아나항공은 적립금을 쌓고 있다. 국내에선 이름도 생소한 탄소상쇄적립금이다.
예를 들어 직원 한 명이 인천~뉴욕 왕복 출장을 다녀오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에 상응하는 돈 2만6375원을 아시아나항공이 출장예산에서 따로 출연해 친환경 활동을 지원하는 식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면 1만4664원을, 중국 베이징이면 2497원을 적립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까지 총 8989만원을 적립해, 이산화탄소 5894t을 정화하는 활동에 적립금을 사용했다. 작년 5월에는 에너지관리공단이 가평꽃동네에 건설하고 있는 태양광발전시설 사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시행한 항공사는 영국항공(British Airways)으로, 지난 2005년부터 시작했다. 아시아에서는 캐세이패시픽항공이 지난 2007년 처음으로 도입했고, 아시아나항공이 그 다음해에 뒤를 이었다.
| ▲ 항공기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엔진을 세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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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탄소경영에서 잰걸음을 하고 있다.
작년 4월15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환경부의 탄소성적표지 인증서를 받았다. 그리고 한 달 뒤에 에너지관리공단과 포괄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 서비스업계에선 처음으로 김포~하네다 노선을 운항하는 A330-300 기종을 운항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CO₂ 배출량으로 환산해, 항공기에 라벨 형태로 부착하기로 했다.
항공기가 뜨는 순간부터 착륙해 정비하는 순간까지 모든 부문에 걸쳐 연료 소비를 최소화해, 지난 2009년에 CO₂를 연간 4만500t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항공기에 탑재되는 카트 무게를 27.3㎏에서 20㎏으로 경량화해,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기 한 대를 기준으로 약 277㎏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중량관리로 작년에 거둔 성과는 CO₂ 5000t을 감축하는 것과 같았다.
가장 경제적인 고도에서 경제속도로 운항해 작년에 5500t을 감축했다. 또 최적의 연료를 탑재해 1만8000t을, 엔진을 세척해 연료 효율을 높임으로써 또 1만2000t을 각각 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