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주영 회장 부인 변중석 여사 남편 곁으로(종합)

by정재웅 기자
2007.08.17 11:07:32

지병으로 오전 9시40분 별세..향년 86세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미망인 변중석 여사가 향년 86세를 일기로 타계해 남편 곁에 묻힌다.

현대차 그룹은 17일 변중석 여사()가 이날 오전 9시 45분 노환으로 운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 정 명예회장에 대해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던 고인은 정 명예회장을 떠나 보낸지 6년 반만에 그의 곁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고인은 1921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나 1936년 15세의 나이로 6세 연상인 정 명예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고인은 재벌 총수의 아내라는 주목받는 자리와는 달리, 한결 같은 근검함과 겸허함,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조용한 내조와 자식교육으로 '현모양처'와 '조강지처'의 표본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아왔다.



고인은 결혼 이후에도 줄 곧 욕심없는 소박한 생활을 하며 "재봉틀 하나와 아끼던 장독대가 내 재산의 전부"라고 말해왔다.
 
고 정주영 회장은 재봉틀 한대와 장독대의 장항아리를 유일한 재산으로 아는 점, 부자라는 인식이 전혀 없는 점, 평생 변함이 없는 점 때문에 고인을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 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썼다.
 
또 "젊은시절 그렇게 어려웠던 고생을 거치면서도 불평불만 하나 내색하지 않고 집안을 꾸려준 내자가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며 변여사의 겸허함과 검소함을 높이 샀다.

고인은 남편이 사준 자동차를 집에 놔두고 도매시장에 나가 채소나 잡화를 사서 용달차에 싣고 그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집에서는 언제나 통바지 차림이어서 손님이 오면 주인 아주머니를 따로 찾을 정도였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변 여사는 고 정인영 한라그룹 회장, 고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고 정신영씨,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 시동생들의 결혼 등도 손수 보살피며 장손의 아내로서의 본분을 다해왔다.

고인의 유족은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069960) 명예회장, 정몽준 국회의원, 정몽윤 현대화재해상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과 딸 정경희 씨 등이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영안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오는 오는 21일 열린다. 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