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항공예약, 비용절감 VS 할인경쟁 촉발

by권소현 기자
2002.10.29 11:02:16

[edaily 권소현기자] 온라인 항공권 예약 사이트인 익스피디아와 트래블로시티를 견제하기 위해 항공업체들이 동종 사이트 오비츠를 출범시킨지 3년이 지났다.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약하는 비중이 20%를 넘으면서 오비츠는 온라인 예약 및 발권에 따른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켜 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가격인하 경쟁을 촉발시켜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27일 전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제이미 베이커는 "오비츠 등 인터넷 판매를 통해 항공사들은 연간 3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지만 항공요금 인하로 더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와 전쟁 가능성으로 항공여행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인하 경쟁까지 겹쳐 항공사들은 휘청거리고 있다.

미 항공운송협회(ATA)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국내선 가격은 평균 27% 하락했다. 이는 20년래 최저치다. 인터넷 항공권 가격이 낮아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더욱 인터넷 항공권을 원하게 되고 항공사들은 유통비용 2%를 절감하기 위해 50~60%의 할인된 요금을 제시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항공사들이 웹 가격 할인정책을 포기하기도 한다. 지난 3월 아메리카웨스트는 비즈니스 요금을 낮추면서 인터넷을 통한 큰 폭의 가격 할인을 종료했다. 지난주 US에어웨이즈는 전산을 이용해 여객의 좌석을 예약, 관리하는 시스템인 세이버 시스템을 이용하는 여행사들에게 오비츠에서 적용하는 가격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항공사들이 이같은 정책을 취한다면 이는 곧 인터넷 할인정책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실 오비츠는 99년 선보인 이후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사이트중 하나였다. 올해 상반기 오비츠에서 판매된 티켓은 89억5000만달러어치로 온라인 여행사 시장의 14%에 해당된다. 익스피디아와 트래블로시티의 35%, 24%보다는 낮지만 후발주자 치고는 높은 셈이다.

그러나 재무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 3800만달러의 매출액에 1억3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올해 1분기에도 2700만달러의 매출액에 9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오비츠는 5월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정부 당국이 독점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이에 따라 오비츠를 소유하고 있는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 노스웨스트, 컨티넨탈은 오비츠 기업공개를 통한 수익은 미루고 대신 펀딩을 통해 손실을 메꿔야 하는 상황이다.

오비츠의 주주로 있는 기업들은 이미 2억500만달러를 쏟아부었으며 이번 여름에도 1000만달러에 가까운 현금을 투입해야 했다. 인터넷 벤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팽배해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현금 투입은 곤란한 상황이다.

또 오비츠는 출자한 항공사이든 아니든간에 현재 티켓당 6달러의 수수료를 매년 낮추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시장이 회복된다고 해도 얼마나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현재 다른 사이트의 경우 수수료율을 놓고 항공사와 불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인터넷은 항공사들에게 선택적인 사항이 아니라 외면할 수 없는 유통수단이 됐다. 인터넷의 저비용 구조 때문에 다른 유통채널에 대해서도 비용을 낮춰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됐다고 뉴욕타임즈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