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콧바람" 위드 코로나로 여행객들 '활짝'…들뜬 발걸음 '북적'
by이용성 기자
2021.11.14 15:44:06
위드 코로나 이후 여행 심리 회복세
유명 관광지 등에 이미 인파 몰려
"오랜만에 여행"…들뜬 분위기 이어져
지자체, 지역 축제도 개최 검토 중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휴가 맞춰서 친구들과 오랜만에 콧바람 쐬러 갑니다.”
11월 시행된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움츠렸던 여행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방역 수칙의 완화로 소규모 모임이 가능해진 사람들은 저마다 휴가를 내고 여행길에 올랐다. 이 때문에 유명 관광지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등 때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다.
|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제주행 여객기를 탑승하려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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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1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는 많은 사람이 묵직한 캐리어를 끌고 탑승구로 향했다. 특히 국내 유명 관광지로 꼽히는 제주행 비행기 탑승시간 때에는 탑승구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공항 인근 음식점과 카페는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움츠렸던 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이곳에서 만난 정모(35)씨는 “위드 코로나로 여러 가지 제한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지인들과 여행 얘기가 나왔다”며 “올해는 일단 국내 여행을 가지만, 조만간 해외여행도 추진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박모(41)씨 역시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며 “인원 제한이 풀렸으니 겸사겸사 제주도에 사는 친구도 만나볼 예정”이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일 년 만에 제주도를 방문했다 돌아온 A(26)씨는 “위드 코로나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껴놨던 휴가를 내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며 “렌터카를 여행 가기 며칠 전에 예약하려고 했었는데, 거의 매진이었다. 관광지나 맛집 등 어디를 가든 줄을 서서 기다렸던 기억밖에 없다”고 회상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여행 심리에 불이 지펴지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코로나19가 국내를 덮친 이후부터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는 ‘여행’이 항상 순위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종합 숙박·액티비티 플랫폼 여기어때가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 오프라인을 통해 194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위드코로나 시작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활동으로 ‘자유로운 여행’(81.5%)을 1위를 꼽았다.
실제 유명 관광지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8일 위드코로나와 함께 여행 심리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9월과 10월 하루 평균 관광객 3만200여명, 3만7800여명이던 수준에서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이후인 지난 8일 기준 하루 평균 관광객이 약 4만400명으로 급증했다.
국내 여행 및 내비게이션 앱 사용 시간과 다운로드 횟수도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인 앱애니(App Annie)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여행 및 내비게이션 앱 다운로드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특히 관련 앱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 1분기 1850만 건, 2분기 2080만 건, 3분기 2220만 건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연구원이 지난달 20~21일 양일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고 ‘6개월 이내 여행의향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약 62.0%가 국내여행을, 약 25.5%가 해외여행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멈췄던 각 지역의 축제들도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내년 1월 강원 인제군은 빙어축제를 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평창 대관령 눈꽃축제와 태백산 눈축제, 홍천강 꽁꽁축제는 내년 1월 개최하기로 정하고 추후 일정과 세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2022년 해운대 카운트다운·해맞이축제 행사’를 추진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했던 최남단방어축제를 오는 30일까지 열 계획이다.여행과 각 지역 축제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사망자가 늘고 있어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총 2419명을 기록하는 등 닷새 연속 2000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위중증 환자 수는 정부가 의료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힌 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14일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483명으로 집계되면서 한계 수준에 접어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23일부터 발령한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일단 12월 13일까지 연장했다. 이는 ‘여행자제’(여행경보 2단계) 이상 ‘철수 권고’(여행경보 3단계) 이하에 준하는 조치다. 외교부는 12월 중 백신접종률, 전 세계 코로나19 동향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조치를 전환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