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궤양 환자 100만명…'술·담배' 영향 10명 중 8명 40대 이상
by이지현 기자
2017.09.03 12:18:25
전체 환자 수 감소세 40대 이후에선 급격히 증가
절주 금연 스트레스 예방 올바른 식습관 중요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타는 듯한 속쓰림을 동반하는 위궤양 환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위궤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99만 9242명으로 집계됐다. 2011년 133만 8275명에 이르던 것이 연평균 5.7%씩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만명에 가까운 이들이 위궤양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 위궤양 환자의 위 모습. 사진은 위궤양 활동기(왼쪽부터), 치유기, 반흔기 모습이다. (사진=건강보험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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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벽은 다섯 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위염은 첫 번째인 점막층에만 염증이 국한되지만, 위궤양은 패인 듯한 형태의 상처가 점막하층까지 손상시키고 심하면 근육층까지 노출되는 질환이다.
위궤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의 감염인데 이 균에 감염된 경우 매년 1%에서 궤양이 발생하며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6~10배 정도 발병률이 높아진다. 다른 원인으로는 노인 환자에서 복용이 증가하고 있는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때문이다. 이외에 지나친 음주, 흡연, 커피, 정신적 스트레스 등도 위궤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위궤양의 주된 증상은 상복부 통증이다. 통증의 특징은 공복 시 오목 가슴 부위의 타는 듯한 아픔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잠시 통증이 없이 편하다가 30분~60분 정도 통증이 지속되고 음식물이 위로부터 십이지장 내로 배출되면 통증이 사라진다.
위궤양 환자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46만 7378명, 여성은 53만 1864명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 24만 6117명(24.6%) △60대 20만 6554명(20.7%) △40대 18만 7671명(18.8%) △70대 18만 6043명(18.6%) △30대 8만 8312명(8.8%) △20대 5만 7676명(5.8%) △10대 2만 4364명(2.4%) △9세 이하 2505명(0.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위궤양 환자 10명 중 8명(82.7%) 이상이 40대 이상인 셈이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대별,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70대 이상 4502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60대 3900명, 50대 2839명 등이 이었다. 여성은 70대 이상에서 4182명으로 가장 많고 60대 4063명, 50대 3130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군이 높아질수록 환자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40대 이후 연령대에서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고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증가와 과도한 음주나 흡연 등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위염이 반복되는 경우 위궤양 또는 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예방이나 조기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 위장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돼지 않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통증이 없더라도 궤양은 점점 진행돼 출혈이나 천공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최초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생활요인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담배이기 때문에 위궤양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평상시 적절한 식사량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술은 위산분비를 자극할 뿐 아니라 도수가 높은 술은 직접 위 점막을 손상시키므로 가능한 절제해야 하고 커피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 강한 향신료가 첨가된 음식, 아주 차거나 뜨거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서정훈 교수는 “흔히 속이 쓰리면 우유를 많이 마시게 되나 이것은 잠시 증상만 없애 줄 뿐 나중에는 칼슘에 의해 위산분비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이외에 관절염 및 만성 통증으로 진통제를 복용해야 하면 점막 보호제를 함께 복용하고 합병증으로 출혈이 있는 환자는 항혈전제, 혈전용해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출혈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전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