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들, 2분기 웃었지만 `안심은 금물`

by양미영 기자
2010.08.09 10:45:04

위기 타격 컸던 은행들 부활.."최악 지났다"
골드만삭스 부진은 이면..소매 뜨고 IB 질 듯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최근 2주간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은행들은 2분기 호실적을 내놓으며 시장을 놀래켰다. 특히 금융위기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았던 UBS와 모간스탠리 등의 성과가 눈부셨고 최악을 벗어났다는 평가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아직 안심은 금물이라는 경계론도 쏟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부진과 3분기 들어 여전히 시원찮은 거래 실적, 각종 규제 강화 등이 은행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은행들은 2분기 유럽발 경제 위기와 자체적인 자금조달의 어려움, 강화된 은행규제 등으로 상당한 압박에 시달렸지만 일부는 예상 외의 실적을 내놨다.

금융위기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았던 UBS와 모간스탠리, 소시에떼제너럴(SG) 등 3인방의 성과가 특히 눈에 띄었다. 

▲ 유럽 50대 대형은행 매출 및 충당금 추이
이들 은행들의 실적 호전에는 부실대출에 대한 충당금이 크게 낮아진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최근 치러진 유럽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 테스트(스트레스 테스트) 실시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가 잠잠해지면서 고객들의 자금이 되돌아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볼루션증권에 따르면 영국 은행들의 2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1%에서 19%까지 높아졌으며 이는 2008년 위기 당시 붕괴됐던 은행들의 사업모델이 건전성을 되찾은 것으로 해석됐다.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즈캐피탈 회장은 "최악의 비관론이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위기 당시에도 견조했던 골드만삭스의 이익 급감은 글로벌 은행들이 직면한 새로운 부담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불확실한 경제전망과 변동성 증가로 인해 채권과 외환, 상품 트레이딩 부문에서 죽을 쒔고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FT는 시장 거래가 급감하면서 미국 은행권의 트레이딩 수익 부진이 3분기 들어서도 멈출 줄 모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여기에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은행 자본규정 강화가 예정돼 있고 미국의 금융개혁안으로 글로벌 은행들의 자기자본 거래 축소 움직임도 줄을 잇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JP모간체이스 등은 자기자본거래 부문을 이미 해체하거나 줄이기로 한 실정이다. 

바클레이즈와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HSBC 등 영국 은행들도 투자은행 부분의 분사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당분간은 투자은행 관련 수익은 계속 줄어들 전망이며 소매은행 이익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은행권의 희비를 가륵 전망이다. 또 아시아나 라틴아메리카 등 이머징 시장 익스포저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