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으로 증권사 설립"..한은의 튀는 제안

by안근모 기자
2008.01.21 12:00:50

"브로커 양산하면 기존 대형증권사 IB 전환 촉진"
"신협·마을금고 은행 인정..대형은행 혁신 유도"

[이데일리 안근모기자] "자본금 1000만원만 있으면 증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기존 증권사들이 경쟁을 피해 투자은행(IB)으로 본격 전환할 것이다."

"이런 원리로 저축은행과 신협, 마을금고 등도 은행으로 인정해 줘라."

21일 잠재성장률 제고방안을 제시한 한국은행의 보고서는 상식을 깨는 혁신적 정책안을 다수 담고 있다.

제도와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의 원리'를 지렛대로 활용한 점이 공통적으로 눈에 띈다.

다음은 한국은행이 제안한 주요 제도개선 방안.

"자본시장 통합법 제정에 발맞춰 상호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非)은행 예금취급 기관을 은행과 아우르는 제도개편을 추진해야 한다."
→소형은행들이 대형은행의 저위험·저수익 업무를 잠식하게 될 것이며, 결국 대형은행들은 금융혁신을 통한 수익원 다각화가 불가피해져 다양한 형태의 기업금융 서비스를 공급하게 될 것이다.



"주식 위탁매매 등 단순업무만을 취급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자본금(예: 1000만원, 현재는 30억원) 요건만을 설정해 다수의 브로커 출현을 유도해야 한다."
→대형 투자은행과 다수의 브로커가 병존하는 형태로 시장구조가 재편되면서 소형 증권사에 의한 수익기반 잠식이 가속될 경우 대형 증권사는 투자은행 업무를 본격화할 유인이 발생하게 된다.

"한계기업의 퇴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입보 같은 장벽을 완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표이사 등의 개인이 기업채무에 지급보증토록 하면 도산시 기업채무가 개인채무로 전환돼 기업퇴출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본참여를 확대토록 하는 한편, 금융기관은 대기업 주문서를 근거로 납품 이전에 생산자금을 중소기업에 대출한 뒤 물품대금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는 네트워크론(network loan)을 활성화하자."
→부품수요 대기업과 공급 중소기업간 연계가 강화돼 부품·소재 산업이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생산성 향상 시설투자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통신 금융 보험 디자인 등 기업 서비스 분야의 IT투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전사적 기업자원관리(ERP), 전자상거래, 공급망관리시스템(SCM),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 설비 등에 대해서만 투자금액의 3 또는 7%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하고 있음.

"고부가가치 첨단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 규제 등 입지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바이오 신약 등 국내기업의 기술경쟁력이 취약한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의 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창업투자조합 등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정부의 직접 출자를 축소·폐지하는 대신 창투사가 공모발행하는 회사채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