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강세장 계속될까…CPI 반영한 이번주 연준 금리결정이 관건
by방성훈 기자
2023.06.11 17:12:57
강세장 진입한 S&P500, 4300선 바짝 다가서
13~14일 FOMC가 변곡점…동결 전망속 5월 CPI 변수
"금리동결시 빅테크서 가치주 등으로 랠리 확산할 것"
"인플레 여전, 두차례 더 금리인상"…회의적 시각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뉴욕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상승 랠리를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를 확인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결정이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0.34%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9% 뛰어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0.14% 올라 7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4300선에 바짝 다가선 데 이어, 전저점인 작년 10월 대비 20% 이상 오르면서 강세장에 진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40년대 이후 가장 긴 약세장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최근 부채한도 협상이 마무리된 데 이어 고용지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누그러뜨리면서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된 영향이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2일 발표한 5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이 3.7%까지 상승했고, 임금상승률도 4.3%로 전달(4.4%)보다 둔화했다. 또 9일 공개된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 1000건으로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연준이 오는 13~14일 개최하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강화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동결 가능성은 70.1%,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9.9%로 각각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하고 인공지능(AI) 열풍 등에 힘입어 미 주식시장에선 빅테크를 중심으로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다만 강세장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대형 기술주가 주도한 랠리가 가치주 재평가 랠리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올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000에서 4500으로 상향했다. 그러면서 S&P500의 공정 가치가 최소 5%에서 최대 14%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체리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도 로이터에 “현재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생각에 기반한다”며 “금리인상이 멈추면 더 넓은 시장이 랠리를 시작해 지금까지 상승을 주도해온 대형 기술주 랠리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에도 S&P500지수가 4300선을 넘어선 뒤 연준의 금리인상 때문에 하락반전한 전례가 있다. 또 최근 상승세가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메타(페이스북)·아마존·테슬라·알파벳(구글) 등 빅테크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플랫폼 오리온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OO)는 로이터에 “아마도 역사상 가장 싫어하는 강세장이 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투자심리가 극도로 침체해 여전히 약세장에 머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오는 13일 발표되는 5월 CPI 상승률이 변수가 될 수 있다. WSJ이 집계한 지난달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년 동월대비 4.0%다. 전달(4.9%)보다는 크게 낮아진 수치지만 연준 목표치인 2%보다는 여전히 2배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예상치는 5.3%로 전달(5.5%)보다 소폭 둔화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근원물가는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주의깊게 보는 지표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매파적(긴축 선호) 색채가 강한 동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금리인상을 완전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한 템포 쉬었다가 다시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과 함께 5~7일 42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7%가 미국의 기준금리가 5.5~6.0% 사이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최소 두 차례는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