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결국 FC-BGA”…삼성·LG, 적극 투자로 1위 노린다

by김응열 기자
2023.04.25 09:00:00

IT 부진에 FC-BGA 수요도 감소…기판 사업부 실적 악화 전망
“2030년엔 20조 시장” 新성장동력에 적극 투자, 상위권 추격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이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시장이 업황 부진에 빠지면서 관련 사업부 실적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강한 성장이 예고되는 만큼,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적극적인 투자로 사업부 덩치를 키우고 글로벌 1·2위 지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기판담당 사업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왼쪽)과 LG이노텍 본사. (사진=각 사)
삼성전기의 경우 기판 담당 패키지솔루션사업부는 매출액이 3000억원대 중반에서 4000억원 초반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300억원 후반에서 600억원 초반 사이로 예상된다. 작년 1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의 매출은 5196억원, 영업이익은 1007억원이었다.

LG이노텍도 상황이 비슷하다. 기판소재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4150억원, 영업이익은 1049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000억원 초반에서 후반, 영업이익은 300억원 중반에서 700억원 중반 사이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전기는 FC-BGA 수요 감소가 패키지솔루션사업부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FC-BGA는 반도체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수익성이 높다. 그러나 IT 수요가 둔화하면서 FC-BGA 시장도 약세에 빠진 상황이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LG이노텍은 하반기부터 FC-BGA 양산에 나서기로 했으나 회사의 단기 실적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FC-BGA의 중장기 성장 동력은 강하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서버 등 고성능 반도체칩이 요구되면서 이에 필요한 FC-BGA 수요도 증가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는 글로벌 FC-BGA 시장이 작년 80억달러(약 9조800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20조250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본다.

삼성전기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업황의 단기 부진에 움츠러들지 않고 계획한 대로 투자를 진행하며 미래 먹거리를 적극 육성한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1년부터 베트남, 부산, 세종 등에 FC-BGA 관련 1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LG전자에 2834억원을 주고 사들인 공장을 FC-BGA 생산기지로 구축하고 있고, 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단계적인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FC-BGA 관련 시설과 설비에 약 413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FC-BGA 시장이 세트 시장 부진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중장기적 전망이 좋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일본 이비덴이나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외국의 1~2위 업체들을 추격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