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어지럽고 먹먹한데 소리까지 들린다면, '메니에르병'

by이순용 기자
2021.11.12 10:26:53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황규린 원장

[황규린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오늘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많이 알려지고 있는 어지럼증의 하나인 메니에르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생소하실 수도 있고 들어 보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최근 어지럼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많이 알려지고 있는 어지럼증 질환입니다. 메니에르병은 발견자인 Prosper Meniere의 이름을 따서 붙인 질병명으로 갑자기 심해지는 어지럼증과 난청, 이명, 이충만감(귀먹먹함)의 4가지 증상을 특징으로 합니다.

메니에르가 이 병을 보고하기 전까지는 어지럼증과 귀 증상들이 귀가 아닌 뇌로부터 올 것이라고 추측하였지만 1861년 메니에르가 최초로 원인이 뇌가 아닌 귀에 있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병입니다.

현재까지 보고된 메니에르병의 유병률은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서구권에서는 0.12~0.5% 정도로 보고되고, 우리나라의 보고는 아직 없으나 이웃나라 일본의 연구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16~17명의 유병률을 보고하여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발생률이 적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주로 4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고, 소아에서는 드물며,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성격도 질환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있는데 주로 섬세하고 완벽한 성격을 가진 사람에서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아 많은 환자분들께서 답답해하시는데요. 다만 여러 건의 연구를 통해 몸 안의 염분 조절 기능과 수분 조절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 내이(inner ear)의 특정 해부학적 구조에 부종(swelling)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청각 및 어지럼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환경적 요인으로는 심리적인 스트레스, 짠 음식, 카페인 섭취, 술, 니코틴, 알레르기 등이 알려져 있고,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과 같은 호르몬의 변화로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메니에르로 진단받으신 분들은 반드시 짠 음식을 피하시고, 커피나 차를 마시는 빈도를 줄이며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셔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단순한 원인만으로 생기는 질병이 아닌 다양한 요인들이 다양한 시간을 통해 점차 내이 구조의 변화를 일으키면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어지럼 질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분명한 정도의 어지럼증, 특히 눈이 돌거나, 머리가 도는 것 같은 느낌의 어지럼증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며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 반드시 병원 내원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어지럼증과 함께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하거나 들리지 않는 청력 저하 현상이 나타난다면 청각학적 응급상황인 돌발성 난청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청력 회복의 골든타임(2주 이내) 내에 병원 방문이 필요합니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하게 되며 대부분 2-3개월 정도 이상 약물투약을 하게 됩니다. 어지럼과 구토, 탈수 증상이 심할 경우 수액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증상의 빠른 호전을 위해 고실내스테로이드 주입술, 흔히들 말씀하시는 고막 주사를 수 회 시행하기도 합니다.

약물치료와 동시에 중요한 것은 바로 생활습관 조절이며, 그중에서도 스트레스 감소, 카페인 섭취 줄이기, 짠 음식 피하고 수분 섭취 충분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메니에르병의 경우 약물치료 없이 생활습관 조절만으로 많은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메니에르 환자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조절로 많이 호전이 되므로 여러분들께서는 메니에르로 진단을 받으셨다 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말고 적절히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간혹 메니에르병은 불치병이다 치료가 되지 않는다 평생 안고 가야 한다 이렇게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대부분의 환자에서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조절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메니에르로 진단받으셨다고 해서 당장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며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잘 되는 병이니 안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