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조정` 코스피 PER, 10.6배 뚝…2000년대 조정장 최저 10배
by고준혁 기자
2021.08.26 09:28:17
KB증권 분석
2003년, 2009년 ''긴축조정'', 밸류에이션 조정 폭 거의 같아
PER 10배 현 수준서 적용 시 2980포인트
"200일선(3060포인트) 이하서 분할 매수 유효"
"다만 과거 똑같이 반복될지, 정확한 바닥 어딜지 알 수 없어"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피가 올 초 3200대를 상회한 뒤 반년 넘게 횡보장이 연출되고 있다. 12개월 선행 이익 추정치 평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순익비율(PER)은 대폭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과거 조정의 끝물 수준까지 낮아져, 하락 시 분할 매수 대응이 유효할 수 있단 조언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코스피 하락이 경제에 결함이 생긴 구조적인 문제라기 보단, ‘너무 좋아서 발생하는 문제’, 즉 긴축조정이라고 설명한다. 경기 침체 이후 주요국 정부는 유동성을 공급했는데, 이제 경기가 회복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동을 다시 회수해 간다는 기미가 나타날 때의 조정이라는 것이다. 현 조정은 코로나19 위기 후 극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과거 경기 침체 후 회복 때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고 짚었다. 단 이번 조정은 ‘가격 조정’과 ‘기간 조정’ 중 후자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짧은 기간 큰 폭의 하락이 아닌 하락 폭은 작지만 6개월 이상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현재의 코스피 조정장이 얼마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판단 기준은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코스피 PER는 올 초 14.6배에서 10.6배까지 하락했다. 2000년대 이후 두 번의 조정장에서도 PER가 10배가 최저 수준이었다.
그는 “충분히 조정을 받은 것인지 알려면 PER이 얼마나 조정 받았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도 반년이 훌쩍 넘는 기간조정을 통해 PER은 14.6배에서 1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 이후 두 번의 긴축조정은 각각 가격조정(2003년)과 기간조정(2009년)으로 달랐지만 밸류에이션 조정 폭은 거의 같았다”며 “이렇게 보면 현재 PER인 10.6배도 상당한 조정이 진행된 것이란 점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코스피 주가와 이익 수준에서 PER 10배를 적용해보면 2980포인트가 나온다. 코스피가 3000대 안팎을 하회한다면 매수 기회를 노려봐도 되는 셈이다. 다만 이 연구원은 과거가 똑같이 반복될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가 똑같이 반복될지 정확한 바닥이 어딘지는 알 수 없다”며 “따라서 지난 8월 전략에서 200일선(현재 3060포인트) 이하에서 분할매수로 대응하자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는데, 여전히 유효할 수 있겠단 생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