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징가 될까"..캔디크러쉬 개발사 `킹`, 최악의 증시데뷔

by성문재 기자
2014.03.27 09:41:06

거래 첫날 급락..IT업종서는 체그 이후 최악
시총 11억달러 증발..후속 히트작 우려 여파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세계적 인기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 사가’ 개발로 이름을 알린 게임업체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이하 킹)’가 큰 기대를 모으며 기업공개(IPO)에 나선 뒤 맞은 첫 거래에서 쓴맛을 봤다.

26일 킹디지털 주가 추이(단위: 달러, 출처: WSJ)
킹은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공모가 22.50달러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초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간 끝에 결국 15.6%나 급락한 19달러에 마감했다. ‘캔디 크러쉬(candy crush)’가 ‘크러쉬(crush: 으스러졌다)’ 된 셈이다.

주식을 처분하려는 매도자들이 늘어난 탓에 거래량도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들어 이뤄진 IPO 가운데 최악의 첫 거래일 성적”이라며 “인터넷 기업으로서도 온라인 교과서업체 체그(Chegg)가 지난해 11월 상장 첫날 23% 급락한 이후 가장 나쁜 데뷔 무대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킹의 IPO는 지난해 11월 트위터 이후 미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IPO다.

킹은 지난해 순이익 5억6800만달러, 매출 19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은 킹이 2012년 페이스북 이후 IPO하는 기업 중 가장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3대 게임에 포함된 캔디 크러쉬는 하루 평균 실사용자가 지난달 기준 9700만 명으로 집계됐다.

킹은 지난 25일 IPO를 통해 5억달러(약 5380억원)를 조달했다. 그러나 첫 거래일 급락으로 킹의 시가총액은 71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1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

WSJ는 캔디 크러쉬가 킹 수익의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히트작이 쉽게 나오겠느냐는 시장 회의감이 IPO의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킹이 지난 2011년 상장한 동종업체 징가의 실적 부진을 답습하지 않을 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고 지적했다. 징가 주가는 IPO 당시 기업 가치가 70억 달러로 평가됐지만 지금은 IPO 수준의 절반 이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위터와 주릴리(Zulily) 등 많은 인터넷 기업들은 최근 IPO 데뷔 무대에서 예상 범위 이상으로 주가가 뛰는 등 킹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주 트위터와 페이스북, 징가 주가가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 인터넷업종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