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연합뉴스 기자
2014.02.16 19:42:31
교황면담서 북한문제 거론될 듯…교황 방한후 출국시 대한항공 이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염수정 추기경이 오는 22∼23일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리는 서임식 참석을 위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염 추기경은 출국 전 인천공항 귀빈실에 들러 배웅나온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한홍순 전 주교황청 대사 등과 환담했다.
염 추기경은 “서임식을 위해 로마로 떠나게 되니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저를 위해 많이들 기도해주시고 마음으로 후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저도 우리나라를 위해 한국 교회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짤막한 출국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개별 면담에 관해 “교황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한국의 평화를 위해 많이 기도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교황 면담에는 염 추기경과 유경촌·정순택 주교를 비롯해 10명이 참석한다.
참석자 가운데는 북한 전문가인 메리놀 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이자 천주교 평양교구장 서리 고문인 미국 출신의 함제도 신부가 포함돼 한국 교회뿐 아니라 북한과 한반도 평화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평양교구 출신 황인국(78) 몬시뇰(전 평양교구장서리 대리)과 최창화(71) 몬시뇰(전 특수사목담당 교구장 대리)도 교황 면담에 참석한다. 황인국·최창화 몬시뇰도 모두 북한 관련 사목과 대북 지원 및 교류에 힘써왔다. 몬시뇰은 교황의 명예전속사제인 고위 성직자를 말한다.
염 추기경의 가족 중에는 둘째 형 수용 씨 부부가 대표로 참석한다. 염 추기경의 동생 신부들인 수완(서울 문정동본당 주임)·수의(서울 잠원동본당 주임) 신부는 현지에 가는 대신 기도로 형의 서임을 축하한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는 8월로 예상되는 교황의 방한 시 한국에 올 때는 이탈리아 항공사인 알리탈리아 전세기를 이용하고, 한국을 떠날 때는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딜랴 교황대사는 인사차 귀빈실에 들른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에게 이런 가능성을 전달한 뒤 협조를 요청했다.
염 추기경은 17∼19일에는 서임식을 앞두고 개인 피정 시간을 가진 뒤 20∼21일에는 바오로 6세홀에서 ‘가정의 복음화’를 주제로 열리는 추기경 회의에 참석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난달 염 추기경 등 19명의 새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추기경의 역할이 교회에 대한 봉사임을 강조하고 “우리는 2월 20일부터 이틀 동안 ‘가정’에 관해 성찰하게 됩니다. 저는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며 추기경 회의를 소집했다.
22∼23일에는 서임식과 축하미사, 새 추기경 축하 예방 행사, 한국정부 대표단 축하만찬, 한인 신자들 미사 등 일정을 보낸 뒤 24일 교황을 면담하고 27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