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머리에 사과 하나, 섬머 헤어

by김서나 기자
2008.07.08 11:02:32

[이데일리 김서나 칼럼니스트] 다양한 모양의 사과머리가 헤어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 정수리에 머리를 올려 묶어 귀엽게 연출하는 사과머리는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 생기를 더하기에 좋은 스타일.

▲ 마츠모토 준
빅뱅의 권지용이 상투처럼 머리를 묶고 무대에 등장했을 땐 조금은 낯설어 보였지만, 이제 사과머리는 남녀 모두로부터 핫 트렌드 헤어로 받아들여졌다.
 
사과머리는 일본의 남성 아이돌들이 즐겨했던 링고머리가 원조.

링고는 일본어로 사과를 뜻하는데, 앞머리를 모아 핀으로 고정하거나 밴드로 묶어 위로 쫑긋 올라오게 만든 룩이 마치 사과의 꼭지처럼 보인다 해서 링고머리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앞머리가 짧을 땐 그냥 남겨두고 정수리 부분의 머리만 조금 잡아 올려 포인트를 주어도 좋고, 사과의 꼭지 부분은 옆으로 비스듬하게 누운 듯 연출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고 감각적으로 보인다.

여성들의 경우 단발은 물론 롱 헤어에도 사과머리가 응용되고 있다.

▲ 소녀시대 유리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내지만 여름에는 자칫 무겁고 더워 보일 위험이 있는 롱 헤어의 경우는 특히 앞머리를 잡아 올려 묶는 방법만으로도 상큼한 느낌을 가미할 수 있다.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사과머리는 업두 헤어와 만나 또 다른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머리를 모두 끌어올려 정수리에서 둥글게 말아 올린 스타일로, 사과 꼭지가 아닌 사과 하나를 머리에 얹은 모양이다.



목선을 드러내 시원해보이면서 여성미도 어필할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올리는 것으로 간편하게 만들어지는 룩이지만 잔 머리가 많이 내려와 지저분해보이지 않도록 핀으로 정리하도록 하자.

반면에 머리가 충분히 길지 않다면 오히려 앞머리나 옆의 잔머리를 조금 남겨 두는 편이 좋겠다.
 
사과가 정수리까지 못 올라가고 아래쪽에 위치하게 되면 너무 깔끔하게 빗어 넘길 경우 우아하게는 보이지만 쪽진 머리 같아 보일 수 있기 때문.

패션쇼 무대에서도 여러 가지 업두 헤어가 등장했다. 심플하면서도 페미닌한 느낌을 잘 살려내는 업두 스타일은 유행과 관계없이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왔는데, 이번 시즌에도 역시 다양하게 변형된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캐서린 말란드리노와 아쿠아스큐텀 컬렉션에선 머리를 올린 사과 부분을 삐딱하게 위치를 잡아 모던한 감각으로 표현했고, 발렌티노의 쇼에서는 하나로 묶은 머리를 다시 여러 갈래로 나눈 후 각기 돌려 고정하는 방법으로 화려하고 풍성하게 완성했다.

일본 기모노의 디자인을 응용해 무대를 꾸민 알레산드로 델아쿠아는 모델들의 머리를 말아 올린 다음 끝머리는 다시 빼놓는 룩을 선택해 동양풍의 의상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밖에 머리를 부분적으로 땋아 변화를 주거나 컬러플한 머리띠나 핀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은데, 하지만 머리에도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인 만큼 공기가 통하도록 느슨하게 올리는 편이 나을 듯하다.

트렌드 역시 대충 말아 올린 듯 심플하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