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깨지 말고 이것부터…급전 마련에도 순서가 있다

by정민주 기자
2026.08.06 05:00:05

병원비·수리비 등 급전 필요할 때…상황별 자금 마련법
소액은 비상금대출, 목돈은 예금담보대출·중도해지 비교
예금 만기·대출 기간이 변수…DSR·이자 부담도 따져야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직장인 A씨는 갑작스러운 병원비로 350만원이 필요해졌다. 정기예금을 깨자니 만기 이자가 아깝고, 대출을 받자니 금리가 부담됐다. 예상치 못한 목돈이 필요할 때 비상금대출과 예금담보대출, 예금 중도해지 가운데 어떤 선택이 가장 유리할까.

살다 보면 병원비나 자동차 수리비, 전세금 인상 등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 대다수는 예금부터 해지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무조건 예금을 깨는 것이 가장 유리한 선택은 아니”라는 조언이 나온다. 보유한 예금 규모와 만기까지 남은 기간, 필요한 자금 규모와 상환 계획에 따라 더 적합한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2%대에 머물던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3%대,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4%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 한 ATM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6일 KB국민 Think에 따르면 급전이 필요할 때는 필요한 자금 규모와 예금 만기까지 남은 기간 등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상금대출과 예금담보대출, 예금 중도해지는 비용 구조와 활용 방식이 서로 달라 상황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0만원 이하라면 ‘비상금대출 vs 예금담보대출’

300만원 이하의 급전이 필요하다면 비상금대출과 예금담보대출을 먼저 비교해볼 만하다는 제안이다. 비상금대출이 통상 300만원 안팎의 소액 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인 만큼 이 구간에서는 두 방법의 장단점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비상금대출은 소액을 빠르게 마련할 수 있는 반면 예금담보대출은 보유한 예금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방식이다. 가까운 시일 내 예금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비상금대출을, 이미 다른 대출이 많아 추가 신용대출이 부담된다면 예금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금담보대출은 일반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는다.



300만원 넘는다면 ‘예금담보대출 vs 중도해지’

300만원을 넘는 목돈이 필요하다면 예금담보대출과 예금 중도해지를 비교해볼 것을 권장했다. 비상금대출만으로는 자금 마련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예금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예금을 유지하면서 예금담보대출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만기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필요한 자금만 마련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예금 만기까지 기간이 길고 대출을 오래 이용할 계획이라면 예금 중도해지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예금담보대출은 예금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구조여서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예금담보대출 금리는 통상 예금금리에 1.00~1.25%포인트를 더해 결정된다. 대출 기간이 길거나 필요한 금액이 클수록 대출 이자가 만기 때 받는 예금 이자를 넘어설 수 있어 중도해지가 비용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5000만원짜리 정기예금을 담보로 4000만원을 빌리는 사례를 비교하면 예금 만기가 3개월 남았다면 예금담보대출이, 11개월 남았다면 예금 중도해지가 비용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하다고 무조건 예금을 해지하기보다 예금 만기와 필요한 자금 규모, 상환 계획을 함께 따져보는 것이 불필요한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