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강원산불, 서울 면적 28% 잿더미…당국, 주불 잡기 ‘총력’
by문승관 기자
2022.03.07 09:32:59
울진·삼척산불, 헬기 104대·장비 777대·인력 1.4만명 집중 투입
울진·강원산불, 오전 5시 1만6775㏊ 피해…‘서울 4분의 1’ 규모
당국 “이날 주불 잡기 쉽지 않아…내일 오전까지 주불 진화 목표”
국립산림과학원 등 관련 전문가, 최초 발화
[울진·삼척=이데일리 문승관 박진환 기자] 울진·삼척·동해·영월·옥계 등 산불로 피해를 본 면적이 서울 면적의 약 2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울진·삼척산불 진화율은 40%에 그쳐 피해면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7일 기상여건이 나아졌지만 소방·산림당국은 이날 주불을 잡기에는 쉽지 않아 내일 오전까지 총력전을 펼쳐 주불을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7일 오전 울진·삼척산불이 확산하는 것에 대비해 소방차들이 방어선을 지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7일 오전 6시 기준 브리핑을 통해 현재 울진·삼척·동해·영월·옥계 산불 등으로 피해를 본 면적은 서울(6만524㏊) 면적의 약 27.7%에 달하는 1만6775㏊(울진 1만2039, 삼척 656, 영월 80, 강릉 1900, 동해 2100)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상태에서만 2000년 이후 최대 피해 규모다.
시도기념물 제13호인 강원 동해 어달산 봉수대를 포함해 시설 512개소가 피해를 봤다. 이날 정확한 피해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4659세대, 7355명이 대피한 상황이다. 오전 5시까지 총 총 1만7940명과 헬기 95대, 장비 781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펼쳤다. 당국은 이날 날이 밝자 헬기 104대, 장비 777대, 인력 1만4000명을 투입해 주불 잡기에 나섰다. 산불 진화의 핵심 장비인 헬기의 담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동식 저수조를 설치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척은 산불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으나 울진은 산불 영역이 너무 넓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진 산불의 회선(불길)은 여전히 60㎞로 방대한 상황이다. 어제까지 헬기가 울진에 집중적으로 배치됐지만 강풍과 짙은 연기 등으로 주불을 잡는 데 역부족이었다.
| 산불진화헬기가 7일 울진 산불 현장에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투하하고 있다.(사진=산림청) |
|
이날 오전 현재 울진 지역은 남서풍 또는 남풍이 초속 1~2m로 약하게 불고 있다. 오전 10∼12시쯤 풍속이 초속 3∼4m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지만 어제 기상상황과 비교하면 진화작업 여건이 많이 호전됐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내일 오후부터는 동풍이 불며 기상이 악화할 것으로 보여 그전까지 주불 잡기를 마무리하겠다는 게 당국의 계획이다.
산림·소방당국은 밤새 방화선을 구축하고 산불 방어에 나서면서 금강송 군락지까지의 불길을 일단 막았지만 기상 여건에 따라 불길이 다시금 확산할 수 있어 군락지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서남쪽으로 불길이 확산하면 금강송 군락지는 물론 울진읍 주거밀집 지역으로까지 불길이 닥칠 수 있어 당국은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와 울진읍을 가로지르는 36번 국도에 ‘배수진’을 치고 진화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오늘 당장 주불 잡기는 어려워 내일 오전까지 울진 산불 주불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오늘 중 가용한 지상·공중진화자원을 총동원하고 관계기관과 공조를 통해 산불 진화를 최대한 빠르게 완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울진·삼척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는 7일 오전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신림리의 한 장뇌삼밭이 불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한편, 이날 오후 2시15분 정부는 봄철 산불방지를 위한 대국민 참여·호소 등 정부 합동 발표를 한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법무부 차관, 농식품부 차관, 소방청장, 경찰청장 등이 공동 참여한다. 국립산림과학원 등 관련 전문가들이 산불 발생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을 찾아 1차 조사를 끝냈다. 산림당국은 이 외에 다른 요인에 의해 산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금은 불을 끄는 게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며 “진화가 마무리되는 대로 산림청과 산림과학원, 산불보호협회 등 전문가들로 화재 조사단을 꾸려 본격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