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4.11.25 10:00:0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해마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08~2012년)의 심사결정자료를 보면 어지럼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어지럼증은 뇌(특히 소뇌, 뇌간), 귀(우리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 눈, 말초신경, 자율신경 등 여러 기관의 이상에 의해 초래한다고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면의 질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또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박하춘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병원을 내원한 어지럼증 환자 중 설문에 응답한 216명의 어지럼증 환자의 설문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면의 질 저하와 비현훈성 어지럼증 사이에 유의할 수준의 연관성이 있다”고 25일 밝혔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의 어지럼증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는 김형진 원장은 비현훈성 어지럼증 환자의 상당수가 과거 코골이를 앓았거나 현재도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임상 경험을 통해 동병원에서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는 김승태 원장과 협력, 설문을 진행했다.
◇ 인생의 3분의 1을 소비하는 수면, 왜 필요한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수면은 이제 단순히 본능적인 욕구가 아니라 ‘삶의 질’과도 연관성이 있어 관리가 필요한 문제가 되버렸다.
나폴레옹은 4시간만 자도 정력적으로 활동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하지만, 천재 물리학자 아이슈타인은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자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적절한 수면 시간은 개인차가 상당히 클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하루에 약 6~8시간 즉, 적게는 인생의 4분의 1에서 많게는 3분의 1을 수면 시간으로 소비하고 있다. 수면은 우리의 뇌가 휴식을 취하면서 전날 습득한 기억과 정보들을 대뇌피질로 전달하고, 해마에 남아있는 것들을 비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며, 하루 종일 활동한 신체 여러 기관들이 에너지를 재충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순히 수면시간만을 가지고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고 논할 수는 없다. 많은 수면 의학자들은 수면은 양보다 질, 즉 효율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현훈성 어지럼증은 무엇인가?
‘현훈’은 온 몸 또는 주변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으로, 대개는 주변이 빙빙 도는 회전성이 많고 구역질과 구토를 동반하게 되며, 원인은 크게 중추성 원인과 말초성 원인으로 나뉜다. 중추성이나 말초성 모두 우리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의 기능이 저하된 것이 원인이며, 양측성 전정기관(귀 안쪽에 있는 몸의 균형에 관여하는 기관 중 하나)장애가 있을 때 발생하게 된다.
비현훈성 어지럼증은 ‘머리속이 빙 도는 느낌’, ‘누웠다 일어날 때 눈앞이 뿌옇거나 캄캄한 양상’, ‘몸이 가라앉는듯한 느낌’ 등 비특이적인 증상을 말한다. 환자가 머리 속이 돈다고 표현하는 경우 실제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이 없다면 진찰상 현훈에 합당한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수면의 질 저하와 어지럼증의 관련성
다인이비인후과병원 김형진 원장은 수면의 질 관련 10가지 항목의 설문지를 작성하여 설문에 응답한 216명의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수면의 질은 좋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김형진 원장은 “평소 어지럼증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만나게 되는 상당수의 어지럼증 호소 환자들이 평소 수면 상태가 매우 불규칙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본 설문을 진행하게 되었다”면서 “설문 결과를 분석해 본 결과 수면의 질 저하와 비현훈성 어지럼증 간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여지는 바, 향후 수면의 질과 비현훈성 어지럼증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추가적인 연구 활동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