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3580억 증자..주가 탓에 `살얼음`

by신성우 기자
2010.08.24 11:07:00

잔액인수방식 진행..조달자금 확정 발행價가 최대변수
26일 1차價 결정..주가, 예정가 기준주가比 10% 낮아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대한전선(001440)이 과중한 차입금 해소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중인 358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가 주가 탓에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인수단과 잔액인수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증자는 한마디로 실권이 아닌 발행가격이 사실상 유입자금을 확정한다.

하지만 발행가 확정의 한 축인 1차가격 산정을 이틀 앞둔 상황은 대한전선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6500만주 유상증자를 추진중이다. 현재 예정가격 5510원 기준으로 증자금액은 3582억원에 달한다.

반면 대한전선이 증자를 통해 지금 수준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는 실권이 아닌 발행가격이 사실상 최대 변수다.

잔액인수방식인 만큼 청약미달로 실권주가 생겨도 대표주관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10개 인수단이 책임지고 인수하기 때문이다. 대한전선으로서는 계획한 6500만주를 전량 발행할 수 있다.

따라서 발행가격이 조달자금을 확정짓는 구조로써 만일 최종가격이 예정가 이상 나온다면 지금의 3582억원 그 이상도 조달할 수 있지만, 낮다면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현행 제도에서 주주배정 및 주주우선공모 증자는 발행가 결정이 자율화돼 있다. 대한전선의 경우 기존 관행대로 옛 `유가증권의 발행 및 공시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산정키로 했다.

오는 26일 1차가격을 낸 뒤 다음달 24일 산출되는 2차가격 중 낮은 값으로 확정한다는 것. 할인율은 25%이다.



1차가격 산정을 이틀 앞둔 지금 대한전선의 23일 종가(8040원)를 기준주가로 해서 내보면 1차가격은 4950원이다. 예정가에 비해 10.2%(560원) 낮다.

예정가 산정 당시(기준주가 8950원)에 비해 주가 희석화 부담(증자비율 88%) 등으로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만일 지금 시세가 1차가격 산정때까지 유지된다면 모집금액 또한 364억원 감소한 3218억원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2차가격이 1차가격 보다 더 낮아진다면 공모금액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6월말 현재 차입금이 1조8000억원으로 이의 상환을 통한 재무개선이 시급한 대한전선이 1차가격 및 앞으로 한 달 주가 흐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5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이래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이번 증자에서 발행금액 축소는 계획했던 자금운용 등에 차질을 빚으며 재무안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정액 기준으로 발행제비용(75억원)을 제외하고 대한전선에 유입되는 순유입액은 3506억원에 이른다.

대한전선은 이 중 2400억원 가량은 지난해 6월5일 발행한 3500억원 규모의 제146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BW는 발행수익률 8%에 만기는 3년이지만 발행후 1년 6개월이 되는 오는 12월5일부터 3개월 간격으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만일 연말에 전액 풋옵션이 행사된다면 대한전선으로서는 약 38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해진다.

대한전선은 아울러 증자자금 중 1000억원은 내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총 1700억원의 자금소요가 예상되는 충남 당진 신축공장 건설에 사용한다. 178억원은 기업어음(CP) 상환 용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