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환 기자
2009.01.20 11:16:00
유선 1위-무선 2위 합병..방통시장 구도개편 불가피
`SK·LG 계열사 합병-케이블방송업계 합종연횡` 전망
[이데일리 박지환기자] KT(030200)-KTF(032390) 합병이 이뤄지면 방송통신 시장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두 회사의 합병은 단순히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계열사간 합병` 차원을 뛰어넘는다. 유무선 통신시장은 물론이고 유료방송시장에까지 미치는 파장이 크다.
이에 따라 KT 맞수인 SK텔레콤은 유선통신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해 대응체제를 갖췄고, LG도 유선통신 계열사인 LG데이콤과 LG파워콤 합병을 추진중이다. KT와 KTF 합병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면 향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KT는 유선시장 1위 사업자이고, KTF는 1300만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2위 기업간 이종 합병이다. KT와 KTF는 합병을 통해 독립적으로 운영돼온 조직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 경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비용절감뿐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고, 강점을 활용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특히 유무선 결합상품 경쟁력이 높아진다.
기존 KT와 KTF는 별도의 조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때문에 결합상품 할인율에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양사가 합병될 경우 중복조직을 정리함에 따라 조직 운용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절약, 사안에 따라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 효과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하나로 묶이고 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이 협동을 통해 낼 수 있는 시너지보다 훨씬 클 것이란게 경쟁사들의 분석이다.
KT-KTF 합병이 유료방송시장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유료방송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넘는 회사는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케이블TV 방송업계가 유료방송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여러개의 MSO(복수유선방송사업자)와 개별 SO로 나뉘어 있는 약점을 안고 있다. 주요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업체간 이해관계 때문에 의견을 조율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KT와 KTF가 합병될 경우 막대한 마케팅 자금력을 확보, 케이블TV 방송업계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실제 2007년 기준으로 KT와 KTF가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은 3조원에 육박한다. 이 자금의 일부만 KT의 차세대 성장 사업인 IPTV에 투입된다고 가정해도 케이블TV 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KT-KTF 합병은 케이블방송 업계의 구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생존을 위해 케이블TV 방송 업계의 합병과 전략적 제휴 등 몸집 불리기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방송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KTF간 합병은 개별회사로 존재할 때보다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통신 업계와 방송업계의 구조재편 등 다양한 양상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