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박경철② "같이 행복해지는 사회가 꿈"

by이의철 기자
2008.08.19 12:21:04

"강의나 칼럼은 내 나름의 사회환원 방식"
"받은 것이 많아 돌려줄 것도 많다"
"삶의 스토리 들을 수 있는 사람과의 만남 즐겨"

[이데일리 이의철 논설위원] -연재하는 인터뷰 잘 읽고 있다. 직접 인터뷰하는 역할은 처음인데 재미가 어떤가.
“솔직히 재밌다.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사회의 특정분야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보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삶의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처음에 그런 제의가 왔을 땐 웃었는데 지금은 즐기고 있다”
 


-인터뷰를 상당히 공격적으로 하더라.
“인터뷰는 게임이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간의 기싸움도 있다. 일부러 가혹한 질문을 많이 준비한다. 인터뷰가 나가고 나면 읽으신 독자들 중에서 가끔 ‘왜 그렇게 못된 질문만 하느냐’는 항의 메일이 올 때도 있다. 사실 기자들이 인터뷰하자고 하면 인터뷰이들은 긴장한다. 속내를 일일이 드러내기도 쉽지 않고. 그런데 내가 하자고 하면 좀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인터뷰 대상자를 공략할 때도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상황을 만들어가는 편이다. 대상자와 친한 사람을 공략해서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기도 하고, 집도 찾아가고, 그러다가 인터뷰를 요청하면 거절 못한다. 몇 번 해보니까 그런 기술도 늘었다”

-본인도 인터뷰를 많이 당해보지 않았나.
“사실 기자들과 인터뷰 많이 해봤는데 처음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 근데 그러니까 불편했다. 상대방은 좀 더 알아내려고 하고, 그러면 나는 감춰야 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편하게 얘기하니까 굳이 캘려고 할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어지게 되더라. 내가 누군가를 인터뷰할 때 긴장도 시키고 어려운 질문도 하는데 아마 내가 환자를 문진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내가 갖고 있는 환자 진료카드가 14만장이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해본 것이다”



-칼럼과 강연 같은 활동이 아주 활발하다. 박 원장에게 칼럼이나 강연은 무슨 의미인가.
“나는 사회의 공진화(共進化)를 믿는다. 나만 잘되고 나만 행복하고 나만 즐거운 세상은 가능하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 내가 강의를 수락하는 기준 중의 중요한 한 가지는 청중의 수다. 200명 이상이면 거의 무조건 한다. 한달이면 내 강의를 듣는 이가 7천-8천명이고, 1년이면 6만-7만명이 된다. 강의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이 5년 전이니까 어림잡아 30만명 정도가 지금까지 내 강의를 들었다. 중고생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사회의 리더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가슴 뿌듯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자기관리도 되더라. 공인처럼 되면 나쁜 짓 하기 힘들다”



-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인가.
“그렇다. 나는 사회에 돌려줄 것이 많다. 사회로부터 받은 게 많기 때문이다. 강연하고 칼럼쓰고 하는 것은 나를 실현하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그럼 지금 의료행위 외에 다양한 사회활동은 자선사업인가.
“그건 너무 거창하다. 하지만 내가 받은 것을 피드백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히 있다. 환자들에 대한 고마움, 사회는 나 혼자 살 수 없다는 생각, 그리고 의학계보다 나를 더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생각 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남들보다 돋보이고 싶다,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은 없는가.
“그런 것이 없다고 말 못하겠다. 다만 내 역량의 밥그릇에 딱 맞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주식투자를 처음 한 것도 대학 때(그는 83학번이다)였는데,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메디칼 잉글리쉬라는 과목을 수강하면서 타임지나 뉴스위크를 읽곤 했는데, 그때 이미 자본시장과 자산관리에 대해서 심도있는 기사들이 나오더라. 남들이 모르는 분야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