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백종훈 기자
2005.06.07 11:30:11
관훈토론회 `이모저모`
"정전으로 대부분 세포덩어리 죽어"
노 대통령과 일화 등 소개
[edaily 백종훈기자] 7일 오전 열린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관훈토론회는 국내외 언론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인해 연예인 뺨치는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황우석 교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
주최측은 과학자가 관훈토론회에 초대된 것은 최초라며, 그간 관훈토론회 초청대상자는 대부분이 정치·경제인이었다고 밝혔다. 신상옥 감독 내외가 토론회에 나온 것이 예술문화인중 유일한 사례.
주최측은 "황 교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때문에 대통령 토론회때만 쓰던 국제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라고 설명했다.
○…황우석 교수는 강연에서 4시간의 실험실 정전으로 인해 연구를 망칠뻔했으며 죽고싶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황 교수는 "2003년 정전사고가 일어나 100여개의 세포덩어리(콜로니)중 2개만 살아남고 다 죽어버린 적이 있다"며 "저녁에 그 사실을 알고 2개마저 내일 아침 죽는다면 살 의욕도 없다고 안규리 교수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다시 실험을 성공시킬 자신이 없어서 안 교수에게 내일 영안실 하나 예약해달라는 소리까지 했었다"며 "아침에 보니 남은 2개의 콜로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안도했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황 교수는 "지난해 2월 첫번째 연구를 완성해가고 있을때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 연구성과에 대한 검증을 맡긴 적이 있다"며 "그때 학장·총장에게도 연구성과를 알리기전인데, 노 대통령에게 연구성과를 소상히 설명드린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된 이후로 이렇게 가슴 벅찬 때가 없다`고 말씀하셨다"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대통령께서 지원대책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물어보셔서 임기중에 성과 없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며 "그러자 대통령께서 `20년뒤에 연구성과가 난다해도 당신지원에 나선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황우석 교수는 또 연구성과를 전세계와 공유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과학에는 국적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사이언스는 전인류를 위해 달려가는 꿈의 열차"라며 "하지만 꿈을 오픈해버린다면 우리가 아닌 제3자가 열매를 맺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인류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해소에 대해 고마움을 표할때 제3국이 아닌 대한민국이 영광을 얻도록 하고싶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는 국수주의가 아니다"며 "메이드인 코리아의 이름으로 전인류에게 과학의 열매를 나눠줄 수 있다면 얼마나 가슴 뿌듯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황 교수는 `사립문`, `제1막` 등의 표현으로 언어의 마술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주요 언론발언들을 미리 준비하고 나오냐는 질문에 황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황 교수는 "원래 말이 느리고 어눌한 충청도 사람"이라며 "발언은 전혀 준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도 새벽에 해외에서 중요한 연구논의전화를 받느라 2시간밖에 못잤다"라며 "사전에 발언할 내용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만약 언론에 할 말을 미리 준비한다면 남의 얘기를 말하듯이 될 것"이라며 "여러 연구성과에 대한 제 발언들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