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윤 일병 사망` 임태훈 "추가 폭로할 수도"..`군대판 악마를 보았다`

by박지혜 기자
2014.08.01 10:14:05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지난 4월 경기도 연천지역 육군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에서 윤모(23) 일병을 집단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 병사들의 잔혹함이 드러나면서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 일병은 지난 4월 6일 내무반에서 냉동식품을 먹던 중 이모(25) 병장 등에게 가슴 등을 폭행당한 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숨졌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군은 윤 일병에게 상습적인 구타와 가혹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가해자인 이 병장 등 병사 4명에 상해치사 혐의, 이를 묵인한 유모(23) 하사에 폭행 등 혐의를 두고 4월 9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다음 달 5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폭행으로 정신을 잃은 윤 일병에 수액주사를 맞혀 정신을 차리게 한 뒤 폭행을 이어갔으며, 치약 한 통을 다 먹이고 바닥에 가래침까지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31일 오후 영등포구 소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 병사들에게 상해치사가 아니라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 소장은 이들에게 성추행 혐의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망 하루 전 가해 병사들이 윤 일병에게 성적 수치심과 육체적 고통을 주려고 성기에 액체 연고를 발랐다”며 “이는 명백한 성추행이지만 공소장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임태훈 소장이 지난 4월 선임병들에게 집단구타 당한 후 사망한 28사단 윤모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 현안 브리핑 중 일부 사진을 공개했다(사진=뉴시스)
임 소장은 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가해 병사들이 증거를 은닉하기 위해 피해자의 수첩 등을 찢어버리는 대담성도 벌였으며, 자신들의 폭행 사실이 들통날까봐 부모들에게 전화해 부모님들이 참여하는 운동회가 취소됐다는 식으로 얘기해 못 오게 하는 사태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것들을 갖고 있는데 공개하지 않았다”며, “군 당국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더 많은 것을 폭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변상욱 CBS 대기자는 “이 정도면 ‘군대판 악마를 보았다’처럼 표현을 해야 되는 사건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임 소장은 “수사기록을 검토하면서 그런 얘기들을 저희 사무국에서 많이들 했다. 사망 사건을 많이 접해 본 여타의 다른 법률가들도 ‘이게 사실이냐’라고 저희들에게 반문을 할 정도였다. 1970년도에도 이런 사건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