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IB를 만들자)⑬하나대투 "통합 시너지 기대하시라"

by이진철 기자
2008.11.21 11:47:09

자통법 대비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 통합 수순
"규모의 경제 가능..대형투자회사로 도약하는 계기"
내년 M&A·구조조정등 활발 `IB성장의 중요한 기회`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이 내달 1일 하나로 통합한다. 하나대투증권이라는 브랜드로 합병될 새로운 증권사는 별개의 회사처럼 기존의 전문영역을 유지해 나가면서 자본규모와 노하우를 하나로 결집시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의 금융환경에 대처해 나가게 된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금융상품의 개발과 판매의 조건이 완화돼 금융사간의 자유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금융권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금융환경의 변화가 주는 영향에서 하나금융그룹도 예외일 수 없다. 하나금융그룹은 많은 논의 끝에 지난 9월12일 열린 이사회에서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의 합병을 결의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두 계열증권사의 합병은 자기자본을 대형화해 자본시장통합법에서 시행하는 모든 사업영역을 커버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은행(IB) 딜(Deal)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다는 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 양용승 하나IB증권 부사장
양용승 하나IB증권 부사장은 "지금까지 은행을 중심으로 움직여온 금융시장의 동향이 앞으로는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이번 합병은 두 증권사의 역량을 모아 미래의 금융시장을 주도해나갈 성장동력을 준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의 합병을 통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

IB전문 증권사와 자산관리 중심의 종합 증권사의 합병 자체가 업계 최초의 사건인 만큼 이번 합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양 부사장은 "합병 이후 업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대형투자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질적으로 통합 하나대투증권은 자기자본규모 1조3264억원, 업계 9위에 해당하는 위치로 출발하게 된다.

양 부사장은 "자본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판매가능 상품과 고객의 범위도 넓어져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다"면서 "자산규모의 확대 외에도 하나대투증권의 자산관리 강점과 하나IB증권의 IB부문 조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로 여러가지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격이 다른 두 증권사가 만나면서 전문성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합병증권사는 올해 3월 하나금융그룹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비즈니스유닛(BU)체제를 적용해 자산관리BU와 기업BU를 별개의 회사처럼 운영할 계획이다. 즉, 기존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통합 하나대투증권의 IB부문의 강점은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노하우를 갖춘 핵심인력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하나IB증권의 IB조직은 ▲투자은행본부 ▲자본시장본부 ▲부동산본부 ▲주식본부 ▲채권본부 ▲글로벌비즈니스본부로 나뉜다.

이들 본부에는 JP모간, 메릴린치, 도이체방크 등 선진 IB출신 경력자 및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경력을 두루 갖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통합 하나대투증권측은 현재 100명 수준의 IB영업인력을 내년에는 15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니어급 인력은 실무팀 근무를 통해 IB업무 전반을 경험한 후 특화분야로 선택, 발전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MBA 등 교육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인력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IB증권은 그동안 국내기업의 해외 M&A,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다수의 IB업무를 수행해 왔다.

▲ 하나대투증권 여의도 본사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 M&A 인수자문, 두산의 두산테크팩 물적분할 및 매도 관련 자문, 동원의 미국 델몬트사업부 인수금융 주간, 이트레이드 증권 인수금융 등을 맡기도 했다.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중이다. 내년에는 자본금 500억원 규모의 홍콩 현지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IB업무 및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의 중국 동북3성 네트웍을 활용한 비즈니스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나IB증권은 상품과 서비스별로 분화돼 있는 경쟁사 조직과는 달리 고객중심의 원스톱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가능한 조직구성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그룹내 기업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업금융 비즈니스 조직을 운영하고, 여기에는 하나은행 기업금융부문과 하나IB증권이 속해 있다.

양 부사장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은행과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하나금융그룹의 강점을 살려 IB산업에서 가장 차별화가 시급한 사모투자(PEF), M&A 주선 등의 기능과 고유의 유가증권발행 기능의 강화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은 통합이후 `고객만족과 경쟁우위 확보`를 합병의 핵심과제로 삼고, 2010년까지 국내 톱5, 2015년까지 톱3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 하나대투증권은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글로벌 리딩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부문별 역량강화, 통합시너지 제고, 내부 인프라 정비에 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