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체질개선..`턴어라운드` 속도낸다

by김상욱 기자
2007.06.21 10:37:53

`배려경영` 기반..수익·고객위주 경영에 초점
권영수 사장 "자신감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 도전"
필립스 지분매각, 차세대 투자결정은 `남은과제`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권영수 사장 체제 6개월을 맞은 LG필립스LCD(034220)가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LCD 패널가격이 상승하는 등 외부환경이 개선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수익중심과 고객경영에 초점을 맞춘 `권영수 스타일`로 조직정비를 마쳤다.

지난 5월에는 올들어 처음으로 생산목표를 달성하는 등 2분기 흑자전환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필립스LCD(LPL)의 변화는 권영수 사장이 전파하고 있는 배려경영의 기반 위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올해초 구원투수로 부임한 권 사장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LPL의 조직분위기 전환이 급선무라고 판단, `배려`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조직정비에 나섰다.

우선 임원들의 집무실을 폐쇄형에서 유리형, 개방형으로 바꿔 임직원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했다.

또 사내문화 정비를 위해 조직과 인재개발 전문가인 조미진 상무를 외부에서 영입하고, 연수담당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권 사장이 직접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고객중심 사고와 유연한 조직문화에 대한 철학을 전파하는데도 앞장섰다.

"고객을 강한 업체로 만들어주고, 고객이 이윤을 낼 수 있도록 있게 해주고, 고객의 입장에서 하는 고민이 뭔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살펴봐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LPL은 내부 분위기 전환과 동시에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중이다. 시장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다.

지난 3월에는 맥스캐파(Max Capa) 조직을 신설, 현재 가동중인 기존공장의 설비활용을 극대화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기존 설비에서 생산량을 확대하는 효과를 얻었다.

LPL은 또 지난 상반기중 구매와 설계, 공정 등 전분야에서 원가절감(CI)모델 개발과 프로그램 가동에 나섰다. 재료와 부품가격을 낮추는 한편 내부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이에따라 지난달에는 권사장 취임후 가장 도전적으로 설정한 생산목표를 달성했다. LPL의 체질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권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그동안의 체질개선을 통해 확보된 이익창출 기반위에서 LCD시장의 호황을 기회로 삼아 새롭게 도약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최근 LPL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LPL의 주가는 올해초 2만9000원에서 4만4000원대까지 상승했고, 증권사들도 최근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LCD 패널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LPL이 생산성 향상을 이루면서 오는 2분기에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한지 1년만이다.
 
특히 `선(先) 수익성 확보, 後(후) 성장`이라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생산설비 효율성 개선으로 시장 점유율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내년 이후 수익성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현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도 "LPL이 생산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원재료비 절감, 장비 효율성 개선 등 생산성 향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LPL이 체질개선을 통한 재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남아있다.
 
우선 필립스의 지분보유 의무기한이 7월로 끝나는 만큼 향후 지분매각을 통한 지배구조 변화를 염두에 두고 후속여파에 대해 대처해야 한다. 현재로선 도시바 등의 지분인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달 5.5세대 투자를 취소한 결정에 따른 차세대 투자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내년 LCD TV시장의 주력이 50인치대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장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향후 투자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는 맥스캐파 등 생산효율화 작업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시장상황이 급변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완전히 정착시켜야 한다.
 
이와함께 일단 적자상태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급한 불`을 끈 LPL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아직 과제로 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