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남창균 기자
2006.06.05 10:54:07
미세조정, 집값에 잘못된 시그널줄 수도
집값 안정돼야 미세조정 가능할 듯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청와대와 정부가 부동산 거품(버블세븐) 문제를 제기하면서 안정세를 찾아가던 강남 집값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부동산 정책 재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나오는 정책변화 내용은 ▲거래세율 인하 ▲종부세 예외인정 확대 ▲양도세율 인하 ▲강남 재건축규제 완화 등이다. 급작스런 세금인상으로 '집 부자'는 물론이고 서민들도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긴만큼 미세조정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전문가는 "세금부과기준인 과표가 1-2년새 20-30% 정도 오른데다 세율마저 강화돼 서민들의 세부담도 1-2배 정도 늘었다"며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긴 했지만 정작 서민들은 세부담 증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세금과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은 미세조정이라도 시장에 '집값 규제 끝'이라는 잘못된 신호(시그널)를 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와 정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강남 주택시장은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올 초 서울시가 재건축 용적률와 층고 완화 문제를 꺼낸 이후 집값이 급등한 게 이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정부는 사실상 실효성이 사라진 주택거래신고제도를 폐지하지 않고 있다. 신고제도는 실거래가로 취득 등록세를 물리는 것인데, 이는 올 초 부동산 실거래가신고제가 도입되면서 전국의 모든 부동산으로 확대돼 유명무실해 졌다. 아파트 청약과열지역에 지정하는 투기과열지구 역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미세조정은 향후 집값 움직임에 따라 수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눈에 띄게 안정될 경우 열린우리당의 입장이 관철될 수 있지만 집값이 지금처럼 강보합세를 유지하면 미세조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재건축 규제완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청와대는 최근 부동산 시리즈5탄에서 재건축 용적률 완화를 통한 공급확대론은 "강남지역은 실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앞으로도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잘못된 기대심리를 시장에 유포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