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한풍루'·'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등 지방 문화재 보물 지정
by김은비 기자
2021.06.22 09:31:19
''한풍루'' 조선시대 관아건물 중에서도 으뜸
''회암사지 사리탑'', 장대한 규모에 보존상태 좋아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무주 한풍루’와 경기도 유형문화재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등 2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22일 지정했다.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인 ‘무주 한풍루’는 선조 때 문신 백호 임제가 무주 한풍루, 남원 광한루, 전주 한벽당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문화재다. 현판은 한석봉이 썼다고 전해지며, 수많은 묵객이 글과 그림으로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당시 시대상과 문화상을 알 수 있는 건물이다.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15세기 조선전기 문신 성임과 유순 등이 한풍루를 보고 쓴 시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기록을 통해 조선 초기부터 존재해 왔음을 알 수 있고, 임진왜란(1592) 당시 전소된 이후 다시 건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주 한풍루는 정면 3칸, 옆면 2칸의 중층 누각)사방이 탁 트이게 높이 지은 다락집) 팔작지붕 건물로 이익공 양식 등의 특성을 보이며 조선 후기 관아누정 격식에 충실하게 건축됐다. 건물의 설치 등의 건축적 요소에서 구조적 안정감과 미적가치를 고려한 무주 한풍루만의 건축적 특이성도 볼 수 있다.
최근에 목재 연륜 연대 분석에서 16~17세기 중수 당시 기둥과 창방 등 주요 목부재가 확인돼 진정성 있는 복원이 이루어졌다는 점과 임진왜란 전후의 중수와 복설, 일제강점기 훼철될 위기에 있던 건물을 원래의 모습과 자리로 되찾으려 한 무주군민의 애환이 담긴 점, 우리나라 몇 안 되는 중층 관영 누각으로 17세기 시기적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점 등 역사, 건축,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문화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이하 사리탑)은 조선 전기 왕실에서 발원해 건립한 진신사리탑(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신 탑)으로 규모가 장대할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사리탑의 형식과 불교미술의 도상, 장식문양 등 왕실불교미술의 여러 요소를 알 수 있다.
사적‘양주 회암사지’내에 위치한 사리탑은 발굴조사와 탑의 입지, 기록 등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봉안됐 불탑임을 알 수 있다. 또 탑에 새겨진 다양한 조각은 조선 시대 왕실발원 석조물과 양식적인 부분이 비슷하며, 회암사 구역에 위치한 삼화상 탑과의 영향관계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사리탑은 팔각을 기본으로 구축된 다층의 기단부와 원구형 탑신, 상륜부로 구성돼 있다. 팔각을 평면으로 지대석 윗면에 2층으로 조성된 기단을 구축하고 다른 승탑에 비해 기단 면석은 높게, 갑석은 두텁게 치석해 현존하는 사리탑 중 가장 높은 기단을 구비하고 있다.
전체적인 양식과 조영기법, 세부 문양들이 조선 전기의 왕릉을 비롯한 왕실 관련 석조물과 비슷하다. 문화재청 측은 사리탑의 규모, 치석 상태, 결구 수법 등을 고려할 때 당대 최고의 석공이 설계·시공했을 것으로 분석하며, 해당 문화재는 조선 전기 석조미술의 정수이자 대표작으로 역사·학술·조형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무주 한풍루’,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등 2건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