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유통업계 '함박 웃음'…'김영란법' 개정덕 선물세트 매출 큰폭 신장
by강신우 기자
2018.02.04 15:00:00
백화점3사, 지난해 대비 20~30%대 매출 신장률 기록
법인뿐 아니라 일반 고객 매출도 상승
업계, "살아난 설 소비 농가에도 도움 기대"
| 모델들이 국내 농수축산물로 꾸민 설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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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설 연휴를 앞둔 백화점 3사의 선물세트 매출이 크게 늘면서 설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설 선물세트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법인들의 선물 구매 단가가 지난 설 대비 2배 가량 높아진데다, 일반 고객과 VIP 고객 모두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농수축산물에 한해 명절 선물 상한선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개정 덕분으로 보인다.
4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산 농수축산물을 활용한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명절 판매 실적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먼저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보다 매출이 25.7% 증가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판매 실적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치다.
전통적인 신선 식품 선물세트 매출이 전체 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농산 선물세트가 35.2%, 수산이 34.7%, 축산이 40.8% 신장했다.
이번 설을 앞두고 롯데백화점은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품목을 지난해 대비 30% 가량 늘린 450여개를 준비했다. 대표 상품인 △1등급 한우 정육 선물세트(2kg·9만9000원) △영광 법성포 알뜰 굴비세트(10만원) △롯데 상주곶감 프리미엄 2호(8만9000원) 등의 경우 준비 물량의 60% 이상이 팔려 나갔다.
롯데마트 역시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기간 매출을 살펴보니 전년 동기 대비 16.2%가 늘어났다. 과일 선물세트(10.7%), 축산 선물세트(31.8%), 수산 선물세트(12.8%) 등 신선 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신장했다.
임태춘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10만원 이하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 수요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늘어나는 고객 수요를 고려해 설 명절 전까지 강원도의 우수한 특산물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선물세트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 판매 매출이 전년 설 대비 35% 신장했다. 품목별 매출을 살펴보면 농산이 51.7%로 가장 많이 늘었고, 수산 51.3%·축산(한우) 31.3%·주류 22.6% 등의 순이었다.
청탁금지법 개정은 장르별 인기 품목 순위에도 영향을 끼쳤다.
수산과 농산품 판매량을 품목별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는 수산과 농산품 모두 판매량 1위가 안심굴비, 알뜰 사과·배 등 5만원짜리 선물이었다. 올해는 바다향 갈치(10만원), 실속 굴비(9만원), 애플망고(10만원) 등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상품이 상위권에 진입했다.
현대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매출이 36.5% 늘어나며 백화점 업계 가운데 신장률 1위를 기록했다. 상품군별로는 한우(48.1%), 사과·배(41.2%), 갈치(40.7%), 자연송이(39.5%)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 매출 신장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액대별로 보면 5만~10만원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이 171.3%로 가장 높았고, 30만원 이상대와 1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각각 60.1%, 10.7% 신장했다. 반면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1.2% 감소했다.
일반 고객 매출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8% 감소했던 것과 달리, 올해엔 지난해 설 대비 매출이 31.5% 늘어났다. 특히 매출 상위 20% 수준의 VIP 고객 선물세트 매출은 53.1%나 올랐다. 구매 여력이 큰 강남 지역의 압구정본점(61.2%), 무역센터점(68.0%) 매출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설이 2주 가량 남아 있어 예단하긴 이르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설 소비가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지난해보다 더 많이 구매하고 있어 농가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