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넘은 `김치프리미엄`…글로벌 암호화폐 통계서 韓 제외(종합)
by이정훈 기자
2018.01.09 09:00:28
코인마켓캡, 빗썸 등 국내 3개거래소 데이터 제외
향후 국내 데이터 포함한 새로운 통계 산정방식 선뵐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다른 해외에서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탓에 국내 시세 데이터가 글로벌 암호화폐 통계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암호화폐 가격은 물론이고 거래량과 시가총액, 채굴량, 가격차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인 코인마켓캡은 8일(현지시간) 회사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내 3곳의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터를 우리 통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인마켓캡에는 그동안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3개사가 데이터를 제공해왔는데, 이들 3개 거래소는 전세계 거래량 상위 10개사에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국내 시세정보를 제외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에서의 암호화폐 가격이 전세계 다른 지역과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암호화폐시장에서의 차익거래(시장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거래) 기회가 제한적이라 그 차이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플의 경우 원화 거래 가격이 달러 거래에 비해 40% 이상 높게 책정돼 있고 비트코인의 경우에도 빗썸과 비트피넥스간 5000달러 이상 스프레드(=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빗썸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피넥스와의 시세를 비교해 보면, 비트코인은 각각 2407만원과 1만4950달러로 50% 정도 국내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이더리움(49%)과 리플(54%), 퀀텀(53%), 비트코인캐시(51%) 등도 50% 안팎에 이르는 국내 거래 웃돈이 붙어있다.
코인마켓캡측은 “앞으로 한국에서의 가격까지 포함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평균치를 제공할 수 있는 더 나은 산정방식이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 암호화폐 데이터를 포함하되 산정방식을 달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코인마켓챕의 조치로 인해 암호화폐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시가총액도 하향 조정됐다. 이에 대해 데이빗 슈왈츠 리플 크립토그래퍼 책임자는 “새롭게 조정된 가격은 더 정확하고 의미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레딧이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상에는 코인마켓캡의 이번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센 편이다. 이같은 김치 프리미엄이 하루 이틀 된 애기가 아는데다 코인마켓캡의 조정 가격과 한국 데이터를 제외하지 않은 경쟁사인 코인캡과 온체인FX 시세에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비해 7% 가까이 하락하며 1만4990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리플도 13% 가까이 하락한 2.40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