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모델'과 '국민가수'의 만남…같은 듯 다른 美中 퍼스트레이디

by김민정 기자
2017.11.09 09:13:25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아시아 순방 세 번째 국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수 출신인 시진핑 부인 펑리위안과 모델 출신인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모두 빼어난 패션 감각과 높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하는 인물이다. 특히 두 사람은 화려한 패션계와 연예계에 몸을 담은 ‘퍼스트레이디’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18살 때 가요계에 대뷔한 펑리위안은 1982년 중국 CCTV 주최 가요대회에 참가해 수상했다. 그녀가 부른 ‘희망의 들판에서’라는 노래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펑리위안을 스타 반열에 올려놨다.

이후 1986년 말 친구의 소개를 시진핑을 처음 만난 펑리위안은 만난 지 반년을 조금 넘긴 1987년 사진관에서 결혼사진을 찍은 뒤 집에서 시 간부들을 불러놓고 회식을 겸한 간단한 혼례를 올려 부부가 됐다.

당시 참석했던 인사들은 그 자리에서 인기가수 펑리위안을 보고 의아해하다가 시진핑이 새 아내라고 소개하자 깜짝 놀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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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구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난 멜라니아는 디자인과 건축을 공부한 후 밀라노와 파리에서 모델 활동을 했다. 1996년 미국행을 선택한 그는 뉴욕 패션계에서 활약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와 1998년 뉴욕 패션위크에서 만났다. 당시 둘째 부인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트럼프는 24살 연하인 멜라니아를 보고 한눈에 반했고, 이후 멜라니아는 2005년 1억 6000만원에 달하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초호화 결혼식을 올렸다.

이처럼 결혼 전 화려한 생활을 자랑했던 두 사람이지만 펑리위안이 ‘스타급 영부인’이라면, 멜라니아는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부를 수 있다.

펑리위안은 남편의 외국 순방에도 적극적으로 동행한다. 세련된 이미지를 내세우며 국제 외교 무대에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이로 인해 펑리위안은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부르니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타급 퍼스트레이디’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멜라니아는 펑리위안과 완전히 다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에도 남편을 따라 백악관으로 가지 않고, 뉴욕의 트럼프타워에 은둔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멜라니아가 남편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한 횟수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멜라니아는 은둔형 퍼스트레이디지만 모델 출신으로서 패션 감각은 누구보다도 앞선다. 펑리위안 역시 중국의 ‘패션 아이콘’으로 통하지만, 멜라니아와 달리 중국 전통과 서구적인 세련미가 어우러진 다소 보수적이고 우아한 의상을 즐겨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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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국을 방문한 멜라니아 여사는 어깨를 살짝 강조한 블랙 롱 코트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일된 블랙 의상을 선택했으며, 이를 의식한 듯 펑리위안 여사도 튀지 않는 그레이 톤으로 시 주석과 완벽한 깔맞춤을 보여줬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2시 40분께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3시 30분께 자금성에 도착했다.

특히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취임 후 처음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에서 처음으로 만찬 연회를 여는 등 ‘황제급 대우’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시 주석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양자무역 불균형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조율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대북 제재의 충실한 이행과 더불어 무역 등의 분야에서 북한에 대해 좀 더 고삐를 조이라고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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