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많은 中 IT 공룡들, 온라인 여행사업 공략 본격화

by이민정 기자
2014.10.30 09:29:53

알리바바,'알리트립' 설립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 온라인 여행 경쟁 가속도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중국에서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라 온라인 여행사업에 공세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직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여행업체 방문을 통해 해외여행을 예약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예약 등이 손쉬워 지면서 온라인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도 매년 평균 17% 씩 증가하고 있다.

사진=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건수와 국내여행 건수 (2010-2013년, 2014·2018년(전망))
단위=해외여행:100만 건, 국내여행:1조 건
출처=월스트리트저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최근 온라인 여행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 ‘알리트립’을 세우면서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대 IT 기업들 모두 공격적으로 온라인 여행서비스 확장에 나섰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여행사업 부문을 키우기 위해 가지고 있던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몰 산하 여행사업 부문을 분리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온라인 여행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알리트립 설립은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리트립은 홍콩 항공회사 케세이퍼시픽, 호텔 예약사이트 아고다와 알리트립의 여행상품에 들어갈 항공과 호텔 예약과 관련한 계약을 맺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여행사업 부문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상장 후 첫 투자도 바로 중국 호텔 소프트웨어업체인 베이징 스지(石基)정보기술이었다. 작년에는 온라인여행사이트 충유왕(窮游網)과 모바일 여행앱 자이루상(在路上)을 잇따라 사들이면서 온라인 여행사업 분야 공격적 투자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사이트 바이두, 중국 게임·인터넷기업 텐센트 등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텐센트는 지난 9월 중국 온라인 해외여행 사이트 워취(Woqu)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바이두가 지분 55%를 가지고 있는 온라인 여행사이트 취날(Qunar)과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행리서치회사인 포쿠스라이트의 매기 라우치 연구원은 “가용할 현금이 많은 이들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어떤 식으로는 여행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들 때문에 온라인 여행 분야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왕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IT 사업으로 고객들을 장악한 이들은 고객들의 욕구 파악에 일가견이 있으며 고객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정책을 전담하는 국가여유국에 따르면 중국 여행 부문 매출은 지난 2013년 2조9500억위안(약 508조원)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해외로 여행가는 중국인들도 같은 기간 18% 뛰어 9820만명을 기록했다.

경영컨설팅 회사인 보스톤 컨설팅그룹은 “2030년까지 중국의 해외 여행건수가 매년 17억건으로 늘어나면서 해외로 여행가는 아시아인들 중 40%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 여행객들이 여행관광 비용으로 쓰는 금액이 2030년까지 매년 평균 1조8000억달러로, 2012년보다 7배 가까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