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엄마를 부탁해'' 애인과 ''70분간의 연애''

by조선일보 기자
2010.02.12 12:00:00

연극·뮤지컬

[조선일보 제공] 떡국에 초콜릿을 넣으면 어떤 맛일까. 올해 설날은 밸런타인 데이와 겹친다. 관객 조합별로 설 연휴에 볼만한 연극·뮤지컬을 가려 뽑았다.

▲ 연극‘70분간의 연애’/ 연극‘엄마를 부탁해’/ 연극‘웃음의 대학’


=100만부 넘게 팔린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무대로 옮겼다. 한 가족이 잃어버린 엄마를 기억하고 재발견하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에는 중장년 관객이 많다. 장녀가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대목 등에서 객석과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정혜선이 엄마 역을 맡았고 서이숙·길용우·심양홍·백성희 등이 출연한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1544-1555

=2차 세계대전 중인 일본을 배경으로 등장인물이 작가와 검열관 둘뿐인 2인극. 희극으로 바꾼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연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작가와 웃음을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의 다툼이 흥미진진하다. 일방적으로 밀리다가도 어느 순간 공수(攻守)가 뒤집히는 코미디의 리듬감이 좋다. 송영창·안석환 등 출연.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02)766-6007

▲ 뮤지컬‘시카고’의 변호사 빌리 플린(남경주)이 쇼걸들에 둘러싸인 채‘올 아이 케어 어바웃’을 부르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검은돈과 살인이 난무하는 도시에서 펼쳐지는 풍자 코미디다. 교도소에 갇힌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는 그 밑바닥에서도 스타를 꿈꾼다. 돈만 밝히는 변호사의 능청에 희망을 걸 만큼 초라한 신세지만, 무대언어는 희극적이고 안무는 관능적이다. 경기 성남아트센터. 최정원·옥주현·남경주 출연. 1544-1555

=코미디와 무술을 섞은 비언어극. 무술 가족의 하루, 억세게 운 나쁜 두 도둑 이야기로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등장인물 소개, 희극적 반복·변주가 특징인 훈련과 테스트, 관객의 참여, 중력과 시간을 초월하는 엔딩으로 흘러간다. 할아버지가 공중제비를 돌고 무술이 춤, 격투가 로맨스와 오버랩될 때 객석 소음도 높아진다. 종로2가 전용극장. 1544-0113





=지난해 1300회 공연을 넘긴 히트 뮤지컬이다. 소심한 A형 남자와 변덕스러운 B형 여자의 사랑 이야기로, 여주인공이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에 "첫사랑 김종욱을 찾아달라"고 의뢰하며 시작된다. 인도 여행지에서 만난 남녀가 둘만의 밤을 맞이할 때 부르는 이중창이 좋고, 다역(多役) 연기가 재미있다. 대학로 예술마당. (02)501-7888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뮤지컬 '빨래'는 강원도 처녀와 몽골 청년이 서울에서 이루는 사랑 이야기다. 막바지에 나오는 합창 '슬플 땐 빨래를 해'에는 눈물과 웃음이 뒤범벅돼 있고, '참 예뻐요' '빨래' 등 귓바퀴에 맴도는 노래가 많다. 대학로 학전그린. 1544-1555

=1959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우정과 사랑, 꿈을 따라가는 뮤지컬. 가죽재킷과 청바지, 포마드로 빗어 넘긴 머리와 '서머 나이트' 같은 로큰롤이 흘러넘친다. 댄스파티로 춤의 폭죽을 터뜨리고 낭만적인 자동차 극장 장면도 있다. 오밀조밀 빚어낸 장면들이 경쾌하게 객석을 흔든다. 이화여대 삼성홀.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