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에 소원 빌고 연 날리며 시름 날려보자

by조선일보 기자
2009.02.05 11:45:00

정월대보름 맞아 區마다 다양한 축제

[조선일보 제공]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9일)이 코앞이다. 질병과 재액을 몰아내준다는 대보름 달빛 아래서 더위팔기와 쥐불놀이를 하면서 풍요로운 한 해를 비는 때다.

오곡밥을 짓고 나물을 무쳐 가족들과 나눠 먹으며, 건강을 빌고 부럼을 깨물고 귀밝이술을 마시며, 이웃과 정을 나눠보면 어떨까. 서울 시내 자치구들이 준비한 대보름맞이 행사에 참가하면 설 연휴에 바삐 고향을 오가느라 실컷 즐기지 못한 갖가지 세시풍속과 민속놀이를 맛볼 수 있다. 서먹했던 동네 사람에게 덕담을 건네 가까워지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양천구는 대보름을 이틀 앞둔 7일 안양천 둔치에서 민속축제 '둥근달축제'를 열 계획이다. 신정교 아래 축구장에서 오후 3~8시 민속놀이와 함께 동(洞) 대항 줄다리기·윷놀이대회도 연다. 민속예술단이 지신밟기를 통해 2009년의 복을 빌며 악귀를 쫓아내고 나면 제기차기·널뛰기·쥐불통만들기·부럼깨물기·귀밝이술 마시기 등의 행사가 시작된다. 한얼민속예술단은 사물놀이를 하고, 박종남국악예술단은 경기민요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 지난해 영등포구가 열었던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달집이 불타오르는 가운데 불꽃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구민들이 어우러져 송액영복(送厄迎福·액을 날리고 복을 맞는다)의 연을 날리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오후 7시부터 '달맞이 행사'가 열리는데 참가자 모두 쥐불을 놓고 달집태우기를 하면서 소원을 빈다. 소원지가 가득 꽂힌 달집이 불타오를 때 구민들이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것도 볼 거리다. (02)2620-3407



서초구는 정월대보름 하루 전날인 8일 양재천 둔치에서 '달집태우기축제'를 연다. 오후 2~9시 양재천 수영장 앞 수변마당에 모여 쥐불놀이·부럼깨기·떡메치기·윷놀이를 즐기고 소원을 실은 달집을 함께 태우는 축제다. 중요무형문화재인 전통 무용가 이매방 선생과 국악인 신영희 명창의 공연을 볼 수 있고 '서초구 팔씨름왕' '제기차기왕'을 뽑는 대회와 노래 자랑도 열린다. 구민들이 한 해 소망을 '소원지'에 써서 6m 높이 달집에 매달아두면 한 해의 안녕을 비는 기원문을 읽고 제례를 올린 뒤 달집에 불을 붙여 태울 예정이다. 달집을 태우고 나면 참석자들이 모두 함께 잡귀를 내쫓는 '지신밟기'를 하고 불꽃놀이를 열어 축제를 마무리한다. (02)2155-7903

영등포구도 8일 오전 10시~오후 9시 오목교 아래 안양천 둔치에서 '정월대보름 맞이 민속놀이 축제'를 연다. 오전 10시~오후 1시엔 윷놀이대회와 먹거리장터가 열리고 구민들이 함께 소원을 담은 연을 날리게 된다. 오후 3시부터는 주민노래경연대회와 국악·초청가수 공연이 3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축제터엔 7m 높이 달집이 설치되는데, 오후 1~5시에 미리 구민들이 기축년 소원을 써서 매달아두면 오후 7시쯤 달집과 함께 태워준다. 저녁에는 불꽃놀이와 중국 서커스단 공연을 볼 수 있고, 아이를 데리고 나간다면 함께 쥐불을 넣은 깡통을 돌리면서 노는 재미도 있다. (02)2670-3511

성북구는 돈암·안암·종암동에 걸쳐 있는 개운산 위쪽 근린공원에서 성북문화원 주관으로 9일 오후 3시~7시30분 '달맞이 행사'를 연다. 윷놀이·제기차기·널뛰기·투호 같은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놀이마당이 오후 3~6시 준비돼 있다. 사물놀이·대북 난타 공연도 열릴 예정이고, 오후 6시부터는 성북구립합창단·청소년전통무용단 공연과 사물놀이·불꽃놀이도 볼 수 있다. 저녁 무렵 '달집태우기'를 하면서 구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 한 마당도 벌여볼 계획이다. (02)920-3048

남산골 한옥마을도 8~9일 이틀 동안 다양한 대보름 행사를 준비했다. 8일 오전 10시~오후 5시엔 솟대에 소원 빌기, 볏가릿대 세우기, 재수 부적 찍기, 소원 연 만들기를 한옥마을 내 공동마당과 천우각광장에서 한다. 9일 오전 10시~오후 5시엔 박영효 가옥에서 기축년 만사형통을 비는 대동굿이 열리고, 소원빌기·부적찍기·연만들기도 계속된다. 오후 5시~6시50분엔 한옥마을 일대와 천우각 무대에서 정읍농악의 지신밟기·판굿과 사자춤·삼고무·남도민요·강강술래를 볼 수 있다. 달집을 태우면서 소원을 비는 '대동한마당'은 이날 6시50분부터 열린다. 행사가 열리는 이틀 동안 공동마당에서 부럼·오곡밥·귀밝이술 등을 맛볼 수 있다. (02)2266-6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