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일곤 기자
2008.02.01 11:05:42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주식시장에서 조선주들이 지난 며칠간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난 달 30일 조선업종은 서울증시 폭락세를 주도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데 이어 최근 이틀간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30일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지난 5월 이후 8개월 반만에 1600선 밑으로 떨어지자 시장의 원성은 조선주에 집중됐다. 이날 삼성중공업(010140)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미포조선(010620) 등 조선주는 평균 10% 이상 폭락했다.
몇몇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선업황 후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국내외 기관들이 앞다퉈 주식을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바로 낙폭이 컸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고 조선주는 이후 이틀간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31일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자,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많은 증권사들은 펀더멘털에 훼손되지 않았고, 오히려 주가가 적정가치 보다 더 떨어졌다며 '매수' 투자의견을 앞다퉈 유지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틀째 반등하며 사흘전 한국전력에게 내줬던 시가총액 3위 자리에 다시 탈환했다. 현대중공업은 전일 9%대의 오름세를 보인 뒤 이날도 3%대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도 이틀째 급반등하고 있다. 대주주인 현대삼호중공업이 미포조선의 지분을 5% 가량 더 늘린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선 이를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회사 내부에서도 지금을 주가 바닥으로 봤기 때문에 지분 매입에 나섰을 것이란 얘기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증권사 호평에 닷새만에 반등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조선주의 경우 지난 해 세계 1위로 부여받았던 프리미엄이 모두 소멸한 상태이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본질가치대비 낙폭이 과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6% 안팎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반등과 관련, 임채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너무 많이 빠져서 반등하는 것"이라며 "최근 경제 성장 둔화와 선박금융의 어려움으로 수주 감소, 발틱운임지수(BDI) 하락 등의 우려가 있는데 이는 심리적으로 과도한 우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