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10곳중 8곳 “가격 올려도 조달비용 감당 안돼”

by방성훈 기자
2022.07.08 09:27:35

닛케이, 143개 주요 기업 CEO 설문조사
응답자 94%가 "원자재 등 조달비용 작년보다 늘어"
81.5%는 "고객에게 전가해도 충분하지 않아"
올해 제품·서비스 가격 올렸거나 인상 예정·검토 91.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제품·서비스 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 대표 10명 중 8명이 “가격을 인상해도 원재료 등 조달비용을 감당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AFP)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월 16~30일 일본 주요 기업 143곳의 최고경영자(CEO), 사장, 회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94%가 “작년보다 에너지, 원자재, 완성품 등의 조달비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조달비용이 10~20% 늘었다는 답변이 42%로 가장 많았고, 20~30% 늘었다는 답변은 12%를 차지했다. 또 향후 6개월 동안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경영자 중 85.7%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조달비용이 늘었다는 응답자 중 86.7%, 전체 응답자 대비로 환산하면 81.5%가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해도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따라 84.3%는 올해 말까지 제품 또는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가격을 올린 기업들(74%)까지 합치면 91.8%에 달한다.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가격인상을 포기한 기업은 5.6%였다. 아울러 조달비용 증가분 중 어느 정도를 가격인상으로 전가할 것인지에 대해선 ‘10% 미만’이 29.6%를 차지했다.

많은 기업들이 가격인상시 고객이 줄어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경계했다. 스미토모화학의 이와타 케이이치 사장은 “가격 전가는 올해도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야마토하우스공업의 요시이 케이이치 사장도 “고객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인상이 계속되면 구매 욕구가 대폭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달비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인 엔화 약세와 관련해선 “기업 경영에 이득”이라는 답변이 제조업에서 70%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마이너스”라는 응답자는 21.2%에 그쳤다. 제조업의 경우 수출 비중이 큰 만큼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비제조업에선 “이득 또는 영향 없다” 답변이 34%를, “마이너스”라는 답변이 32%를 각각 차지했다. 올 연말 엔·달러 환율 중간값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1달러=130엔으로 현재보다 안정화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