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성기 기자
2015.07.13 10:02:40
[이데일리 이성기 최정희 김동욱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13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조기 통합하기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이날 공시를 통해 “합병 원칙 및 합병은행 명칭, 통합 절차 및 시너지 공유, 통합은행의 고용안정 및 인사원칙 등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 사항에 대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간 합의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외환 노조와 조기 통합 논의를 매듭지음에 따라 이날 금융위원회에 통합 예비인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60일 이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예비인가 승인이 나면 하나금융은 본인가 승인 신청을 하고 금융위는 30일 이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를 이룬 만큼 당국이 예비인가를 내주는 데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그동안 두 은행의 통합 승인의 중요한 조건으로 노사간 합의를 내세웠었다. 이번에 노사가 통합을 두고 전격적으로 합의를 이룬 만큼 금융위 역시 가급적 빨리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예비인가 심사는 이르면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 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예비인가 승인을 내주기로 한 만큼 오는 22일 예비인가 승인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이 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본인가 신청을 밟게 된다. 이르면 8월쯤 본인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중 본인가 신청과 승인이 이뤄지면 통합 하나·외환은행 출범 시기는 9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합병 기일을 9월1일로 정하고 이를 위한 주주총회를 다음달 7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조기 통합 문제를 들고 나왔지만, 이에 반발한 외환 노조가 지난 2월 법원에 통합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서 통합 작업은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 6월 하나금융이 법원에 낸 이의신청이 다시 받아들여지면서 통합 작업은 재개됐지만 양측 간 이견으로 통합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김정태 회장 등 그룹 CEO들이 직접 나서 직원들을 상대로 잇단 설명회를 여는 등 조기 통합 필요성을 적극 설득했다.
한편 외환 노조 관계자는 통합 합의와 관련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만나 통합에 합의했다”며 “통합 일정과 협상 내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