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병묵 기자
2015.06.09 09:24: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쉰들러홀딩스가 현대엘리베이터(017800)의 유상증자가 주주에게 지속적으로 손해를 야기한다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스위스계 엘리베이터 제조사 쉰들러홀딩스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21.5% 를 보유한 2대주주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4월29일 운영자금 확보를 명목으로 총 2645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전날에는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전날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주당 5만29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자 예정액은 2645억원에서 2755억원으로 늘어난다. 최종 발행가액은 7월 8일 확정 예정이다.
쉰들러 측은 9일 “부채 상환 이외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원재료 매입 및 외주비 지급 비용 마련’과 중국 상하이 현지법인을 위한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등 두 가지를 증자 목적으로 밝혔다”며 “그러나 최근 현금잔고 및 영업이익 예상치는 그러한 투자 소요액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데 이번 증자의 목적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4년 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도 영업 현금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가정했을 때 현금 잔고는 올해년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한 후에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쉰들러 측은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되는 자금이 현대상선을 비롯해 현대엘리베이터의 핵심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한 바 없으며 최근 4년간 4회에 걸쳐 총 6509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주주들로부터 자금을 출연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했다면 자기자본은 최소 6509억원 증가했어야 하지만 2010년 말 기준 약 6243억원에서 2014년 말 현재 약 3716억원으로 오히려 2500여억원 감소했다”며 “즉 4년 만에 90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증발했고 추가로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마저 사라진 것까지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이 주주의 이익에 반하게 사용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