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리포트)금리 0.5%p 오르면 증권사 2100억 `손실`

by김재은 기자
2010.08.23 11:02:10

7개 대형증권사 보유채권 42조달해..듀레이션 1년 가정시
본격적 출구전략 `No`..손실도 제한적 수준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금리 상승기를 맞아 채권운용 손실 등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듀레이션을 1년으로 잡고 향후 0.5%포인트의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단순 가정할 경우 7개 대형증권사에서 총 210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3일 `금리인상 이후 증권사의 실적변화 방향`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금리변화가 증권사의 사업중 핵심인 위탁영업과 채권영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채권운용의 손실과 거래대금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이후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2009년과 같은 거래대금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거래대금에 있어 하방경직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저금리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나 주식이외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킬 투자처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의 경우 2008년 주가급락이후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에 힘입어 큰 폭의 주가상승과 함께 거래대금이 늘어나며 증권사 실적이 기대치를 웃돈 바 있다.

그는 "향후 1년이내 한두차례 정도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건설경기 침체와 상고하저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회수를 위한 출구전략이 본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채권운용 규모 확대와 맞물려 증권사의 영업성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실제 리먼브러더스 파산무렵에 금리가 급등하며 2008사업연도 1분기 및 2분기(2008년 4~5월, 7~9월) 대형 7개 증권사의 채권평가손실은 각각 1757억원, 1011억원이었고, 거래손실을 포함할 경우 1950억원, 1358억원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말 기준 7개 대형사의 보유채권 규모가 42조원에 이르고 있어, 듀레이션을 1년으로 잡고 향후 0.5%포인트의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단순 가정할 경우 7개 증권사에서 총 210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하 연구위원은 "다만 최근 증권사들이 듀레이션을 6개월정도로 축소한 것으로 추정돼 평가손실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며 "이자율 스왑, 금리선물 등 헤지를 통해 금리위험을 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원론적으로 채권의 만기보유시 손실로 확정될 가능성이 낮고, 증권사 보유 채권의 70%이상이 국채, 지방채, 특수채로 운용과정에서 신용위험 통제가 비교적 쉽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금의 금리인상이 단순히 금리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여 본격적 경기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위탁영업의 실적개선 여지도 크지 않다"며 "그러나 출구전략 관점에서 금리인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낮아 채권운용에서의 손실규모도 일정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