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08.08.29 11:22:58
SH운용·교보투신, 외국계 합작사로 변모
외국계점유율 40% 육박..`토종vs외국계` 무한경쟁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자산운용사들이 외국계 합작사로 잇따라 변신에 나서면서 국내 토종운용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교보투신운용은 지분 50%를 프랑스 종합보험그룹 악사(AXA)에 383억원에 매각하고, 외국계합작사인 `교보AXA자산운용`으로 공식 출범했다.
프랑스 종합보험그룹 AXA는 올 3월말 현재 21개국에서 44개 자산운용사(현지법인, 지점 포함)에서 2000조원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투신운용은 지난 27일 기준으로 설정액이 5조737억원의 중소자산운용사로 그동안 교보생명의 자산을 주력으로 운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합작사 전환을 계기로 AXA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장기자산 운용 노하우, 상품개발 역량 등을 접목해 자산운용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달초에는 자산운용업계 수탁고 상위 10위권에 속하는 신한BNP파리바투신과 SH자산운용이 합병을 결정했다. 신한BNP자산운용은 수탁고 16조234억원으로 6위, SH자산운용은 13조7955억원으로 8위를 달리고 있다. 따라서 양사가 합병하면 미래엣세자산운용(수탁고 61조1037억원), 삼성투신운용(37조8557억원)에 이어 단숨에 3위권으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신한BNP파리바투신과 SH자산운용은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 영업과 수익성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국내 펀드시장은 규모가 커지면서 글로벌 운용사들이 국내 운용사를 인수하거나 신규 설립하는 형태로 진출이 활발했다.
이미 우리금융지주와 크레딧스위스(CS)의 `우리CS자산운용`과 농협과 크레딧아그레꼴(CA)의 `NH-CA자산운용`, 기업은행과 소시에떼제네날(SG)의 `기은SG자산운용` 등 은행계열 운용사 중심으로 일찌감치 외국계합작사로 면모를 갖추고 국내 펀드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탁고 3~4위권를 달리는 대한투신운용이 유럽계 금융그룹인 UBS와 합작을 마무리짓고,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합작사가 아닌 순수 외국계운용사의 진출도 활발하다. 유럽계 ING그룹은 랜드마크자산운용을 인수하고, 합병을 통해 새로운 `ING자산운용`으로 국내 펀드시장의 공략강화에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맥쿼리-IMM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며 국내 자산운용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주로 사업을 해온 골드만삭스가 국내 운용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밖에 JP모간자산운용은 신규 운용사 설립을 통해 작년 7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고, 올해에는 블랙록자산운용이 금융감독당국의 설립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국내 영업활동에 나설 태세다.
외국계 펀드운용사의 공격적인 진출로 외국계가 차지하는 국내 시장점유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1년말 17.7%에 불과하던 외국계 운용사의 수탁고 기준 시장점유율은 올 7월말 현재 37.2%로 2배 이상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