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회사채발행 미뤄지며 CP잔액 급증
by이태호 기자
2008.01.17 10:40:16
보름새 발행잔액 2200억 늘어..회사측 "이달말 만기 CP 상환 목적"
[이데일리 이태호·정원석 기자] 기아차(000270)의 회사채 발행이 미뤄지면서 기업어음(CP) 발행이 최근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들어 발행된 CP의 만기가 대부분 6개월~1년으로, 기아차가 회사채 발행 탐색 기간을 길게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본래 기아차는 이달 중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 대부분 CP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차입구조의 장기화를 통해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장 금리 수준이 높아 재차 시기 조율에 들어간 상황이다.
17일 증권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기아차의 CP 발행잔액은 이달 들어 보름새 22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6200억원이었던 CP 잔액이 전일 기준 8400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아차의 이번 CP 발행 증가는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또 다른 CP의 상환이 목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31일 약 2000억원 규모의 CP를 상환하기 위한 자금 비축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앞으로 있을 회사채 발행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해 만기가 비교적 긴 CP를 발행한 것 같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이달 들어 늘어난 2200억원의 CP 중 만기 6개월 이상은 1200억원, 1년(최장)짜리는 800억원에 이른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발행이 늦어지면서 생긴 자금 공백을 CP로 일시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교적 긴 만기로 볼 때 회사채 발행이 계획대로 안될 경우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가져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의 CP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1조원을 넘어서며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촉발킨 바 있으나, 하반기에는 6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