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분석)중장기환율 전망 1200~1270원-`양극화`

by최현석 기자
2002.05.22 11:10:19

[edaily 최현석기자] 달러/원 환율이 한달여만에 90원 가까이 폭락, 1년3개월전 수준인 1240원대로 떨어지자 많은 사람들은 "환율이 어디까지 떨어질까"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대세로 보고있다. 중기적으로 1250원대를 확실히 뚫고 1200원대를 지향할 것이라는 전망과 단기 급락후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최소한 1300원대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어보인다. ◇환율전망 수정해야 하나 최근 환율 급락으로 일부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환율 전망을 수정하며 하락 대세에 발맞추고 있다. 일부 경제연구원들도 환율전망 수정여부를 고민중이다. 시티 살로먼스미스버니(SSB)는 최근 22일 1개월후 달러/원 환율 전망을 1270원으로 기존전망보다 10원 하향 조정하고 3개월 전망치인 1230원대 진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SB는 지난 4월말 전망때 1개월후 1300원, 3개월과 6개월후 1280원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SSB는 1년후 전망치는 여전히 1260원을 유지, 장기적으로 환율 재반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삼성증권도 6월말과 올해 연말 환율전망치를 기존 1300원과 1250원에서 각각 1250원과 1200원으로 낮췄다. 또 달러/엔 환율 연말 수치도 128엔에서 122.5엔으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 신동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외평채 발행에도 불구,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계속되고있어 환율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연말환율 전망치인 1250원이 1150원수준으로 바뀌게 될 것을 가정해 원화강세 수혜업종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가정이기는 하지만 연말환율이 1200원을 크게 밑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 현대증권은 올해말 달러/원 환율을 1250원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달러/엔 환율의 125엔 하향 돌파가 가시화될 경우 1200원으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경제연구소들의 경우 아직까지는 전망을 수정하지 않은채 환율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보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 경제회복에 따라 환율 재반등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올해 연말 환율전망을 1260~1270원대로 예상한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환율급락이후 전망치 수정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원은 그러나 하반기에 환율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수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장원창 연구원은 "지난번 환율전망은 미국 경제 회복이 2분기내에 뚜렷해질 것이라는 근거에서 나온 것이라 최근 달러약세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새로 수정치를 내놓을지 여부는 고민중이나 섣불리 하향 조정하기에는 이른 시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 박사는 "이달중 1250원대 진입 등 최근 환율 움직임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분석하고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일본에 비해 낫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달러/엔 환율이 130엔에 가까운 상승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이 개선되더라도 1200원대 초반으로 하락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 1월경 전망한 올해 연평균 1280원을 그래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박사는 "1분기 환율평균이 1320원이고 4월에는 1317원이라 상반기중 1300원대를 웃돌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1250원 정도가 예상돼 기존 전망치인 1280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연말 환율 1200원 가능한가 환율이 지난달 12일 1332원 마감가를 고점으로 이달 20일 1253.60원까지 떨어지며 한달새 무려 78.40원 급락하자 환율이 곧 1200원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성급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LG증권은 "비 미국지역의 동시적인 경제회복과 이에 따른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축소로 엔화와 유로화 등 비달러 통화가 중장기적 가치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달러/엔 환율은 연말에 달러당 120엔까지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은 120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도 달러/엔 환율이 120엔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어 달러/원 환율 역시 1200원까지 추가할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팀장은 ▲달러/원환율과 동조화된 달러/엔 환율의 하락압력 증대 ▲세계경기순환에 대한 내성이 강화된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 증가 ▲국내 금융시장 불안해소로 투기적 원화수요 증가 가능성 ▲외환당국이 완만한 환율 하락을 용인할 가능성 등을 1200원대 유도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전망치를 수정한 SSB도 3개월후 전망치인 1230원대 진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하반기중 환율 저점이 1230원대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했고 삼성증권도 연말 전망치 조정을 통해 1200원 진입 전망을 지지했다. 당장 올해중 1200원까지는 안가더라도 하락세를 지속해 장기적으로 1200원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굿모닝증권은 3분기말 1235원, 4분기말 1250원으로 환율을 전망하고 내년말에는 1165원대로 떨어지는 장기적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굿모닝증권 이성권 이코노미스트는 "2000년 10월 이후의 움직임은 원화가 펀더멘털에 흐름에 비해 저평가 됐음을 시사해주고 있어 한국경제에 대한 재평가(Re-rating)가 본격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원화는 적정수준인 달러당 1150원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달러/엔 환율이 123~124엔 초반대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하반기 평균 환율이 1235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창선 연구원은 "하반기에 미국이 더블 딥 상황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미국과 유럽, 일본간 성장률 격차가 축소되며 달러약세, 유로, 엔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되고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 외국인 투자자금 재유입 가능성 높아 원화환율도 추가하락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270원대 복귀 전망도 그러나 최근 환율 움직임을 단기적 급락현상으로 보고 조만간 1270~1280원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강삼모 연구위원은 "최근 환율이 1250원까지 떨어진 것은 원화 가수요로 인해 하락폭이 너무 커진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1270~1280원선이 적정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좋고 달러가 세계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가 강세지만 국내와 수출 경기가 아직 안정기조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원화강세 분위기가 시장내 너무 팽배해 당분간은 현 수준에서 오르내릴 것이나 한두달 뒤에는 재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 추세를 지속할 것이나 단기급락 조정과 달러/엔 움직임에 따라 일시적인 반등도 예상돼 1차적 지지선인 1265원 수준을 중심으로 1255~128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환율하락의 유일한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는 엔화가 강세 추세로 확연히 반전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1250원 수준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신국환 산업자원부장관이 전망한 1250원대로 진입한 달러/원 환율이 향후 엇갈리는 전망들 중에 어느쪽 손을 들어줄지 여부가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기관별 환율 전망
LG경제연구원   : 하반기 평균 1235원(달러/엔 123~124엔)
삼성경제연구소 : 하반기 평균 1250원
시티 SSB       : 3개월후 1230원, 6개월후 1240원
LG투자증권     : 연말 1200원(달러/엔 120엔) 
삼성증권       : 6월말 1250원, 연말 1200원(달러/엔 122.50엔)
한국금융연구원 : 연말 1260~1270원
현대증권       : 연말 1250원(달러/엔 120엔시 1200원)
굿모닝증권     : 3분기 1235원, 연말 1250원, 2003년말 1165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