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에도 급이 있다?…국빈방문·공식방문 등 차이는?[통실호외]

by박종화 기자
2024.09.21 11:00:00

尹, 韓대통령으론 9년 만에 체코 공식방문…文때는 실무방문
의전 등 따라 국빈·공식·실무·사적방문 나뉘어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를 공식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도착 첫날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공식 만찬을 함께한 데 이어 20일엔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회담과 업무 오찬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체코를 실무방문했을 땐 안드레이 바비쉬 당시 총리와만 회담하고 체코 측과 오찬이나 만찬 없이 다음 행선지로 이동해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공식만찬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부부와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상외교에도 급(級)이 있다. 정상외교의 급을 보면 두 나라의 관계와 상대 국가에 들이는 공을 읽을 수 있다.

한국 등 대부분 나라에선 정상외교를 국빈방문과 공식방문, 실무방문, 사적방문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가장 급이 높은 건 국빈방문이다. 국빈방문은 국가원수 간 초청에 의해 이뤄진다. 국빈이 방문하면 장·차관 인사가 영접하며 사열과 예포 발사로 환영행사를 치른다. 또한 국가원수 주최 환영 만찬도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국빈 초청은 상대국 국가원수가 재임하는 중 한 번만 하는 게 상례다. 미국은 국빈 초청에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1년에 1~2명밖에 국빈을 안 받는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후 지난해에야 한국 대통령으론 12년 만에 윤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했다.

공식방문의 경우 국빈방문보단 의전이 간소화된다. 도착 시 사열이나 예포 발사가 생략되고 환영 만찬도 오찬으로 대체할 수 있다. 정상회담도 환담으로 갈음할 수 있지만 대부분 회담을 진행하는 게 상례다. 다만 우방국이나 중요국 정상이 공식방문을 하는 경우 국빈 수준의 의전을 제공하기도 한다.

실무방문이나 사적방문은 의전보다는 실무에 초점을 맞춘 정상외교다. 이 가운데 사적방문은 말 그대로 사적인 목적의 외국 방문이나 유엔 총회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행사에 참석할 때 이뤄진다. 한국은 실무방문·사적방문한 외빈에게 공식환영식이나 차량을 제공하지 않는다. 공식 연회도 생략할 수 있다. 다만 실무방문·사적방문을 한다고 해서 서로 홀대하는 건 아니다. 일정이 촉박한 경우 협의 과정이나 복잡한 의전을 생략하기 위해 실무방문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