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린 빛 포착..초신성 폭발 비밀 풀 열쇠 찾았다

by강민구 기자
2022.02.21 09:48:15

천문연, 외계행성탐색시스템으로 초신성 빛 포착
미국, 캐나다 공동 연구..Ia형 초신성 폭발 설명 핵심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미국, 캐나다 연구진과 함께 초신성 폭발 직후 어린 빛을 포착해 폭발의 비밀을 풀 증거를 제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이하 KMTNet)이 초신성 폭발 후 1시간 내 빛을 포착해 Ia형 초신성이 어떻게 폭발하는지를 설명하는 관측 증거를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KMTNet 망원경으로 찍은 초신성 관측 영상.(자료=한국천문연구원)


지난 2011년 SN 2011fe 초신성은 폭발 뒤 11시간 후 관측 됐고, 2017년 SN 2017cbv는 폭발 뒤 7시간만에 관측됐다. 폭발 직후의 빛을 더 빨리 관측할수록 별의 크기와 별 내부의 원소 측정이 더 쉽기 때문에 폭발의 비밀을 풀 가능성이 더 높아진 셈이다.

Ia형 초신성은 폭발 시 최대 밝기가 일정해 우주의 거리를 재는 표준광원으로 이용된다. 철과 같은 무거운 원소의 기원과 별의 죽음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천체이지만 Ia형 초신성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폭발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천문연이 캐나다 토론토대와 공동으로 참여 중인 KMTNet 초신성 탐사 관측 연구팀은 KMTNet을 이용해 폭발 후 1시간밖에 되지 않은 초신성 ‘SN 2018aoz’를 관측했다.

연구팀은 폭발 후 1∼12시간 사이 초신성의 색이 붉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색 변화는 철 성분이 초신성 가장자리에 더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Ia형 초신성의 폭발이 백색왜성의 바깥에 있는 헬륨 폭발로 시작하거나 폭발 물질들이 급격한 혼합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후속으로 더 이른 시기의 초신성 관측과 다른 종류의 폭발을 일으키는 특이 초신성에 대한 연구도 시작할 예정이다.

김상철 광학천문본부장은 “Ia형 초신성에서 어떻게 폭발이 일어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낸 첫 연구”라며 “KMTNet의 24시간 관측 수행 능력이 가져온 쾌거”라고 말했다.

연구에는 천문연 외에 캐나다 토론토대, 미국 카네기연구소, 캘리포니아공대, 애리조나대, 캘리포니아주립대,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 미국항공우주국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지난 18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