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도 효과..범용 코로나19 중화항체 개발

by강민구 기자
2022.02.04 10:00:00

KAIST,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 선보여
현재 유행하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오미크론을 포함해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 중화항체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오병하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계산적 항체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4일 밝혔다.

중화항체는 병원체가 신체에 침투했을 때 생화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중화해 세포를 방어하는 치료용 항체를 뜻한다.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기법을 이용한 항원 특정 부위를 인식하는 항체 발굴 개념도.(자료=KAIST)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당단백질 부위에 있는 수용체 결합 부위(이하 항원)를 인간 세포막에 붙어있는 hACE2 수용체에 결합시켜 세포 내로 침입한다. 이러한 기전에 착안해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수용체 결합 부위에 붙는 중화항체인 에테세비맙, 밤라니비맙을 개발했다.

이 항체들은 처음 유행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적이었지만 알파, 베타, 델타 등과 같은 변이에는 중화능이 없거나 떨어졌다. 바이러스의 항체 인식부위 서열에 변이가 생겨 항체가 더 이상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방법으로 바이러스 항원에서 변이가 생기지 않는 부분에 강력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 이를 극복했다. 개발된 항체는 오미크론을 비롯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천산갑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강한 결합력을 보이며 중화 능력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중증호흡기증후군 유발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코로나 치료항체 후보로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병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아미노산 서열이 거의 바뀌지 않는 표면에 결합하기 때문에 앞으로 출현할 신·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바로 대응하는 치료 물질이 될 수 있다”며 “계산적 항체 디자인 방법도 실험적으로 얻기 어려운 항체를 개발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항체 전문 학술지 ‘mAb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