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장외전'…하이트-오비, 캐릭터 굿즈로 맞붙는다
by이성웅 기자
2020.07.27 08:55:13
하이트진로 '두꺼비' vs 오비맥주 '랄라베어·필구'
하이트진로, 굿즈 기획전서 준비 수량 모두 완판
오비맥주, 게스와 협업해 랄라베어 티셔츠 출시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주류시장에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술이 아닌 굿즈(goods·기획상품)로 장외 대결을 펼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캐릭터 마케팅이 날로 중요해지자 각 기업들이 마니아층이 형성된 자사 대표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캐릭터 팬덤으로 주류 판매량을 늘리고, 술 판매량이 증가하면 다시 캐릭터 선호도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13일부터 11번가에서 인기 브랜드 굿즈를 판매하는 ‘요즘 쏘맥 굿즈전’을 개최했다.
행사 첫날인 13일엔 대표 굿즈인 ‘두방울잔’ 2000개가 판매 시작 90초 만에 매진됐다.
두방울잔은 완판 신화를 기록했던 ‘한방울잔’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소주 반병이 들어가 화제가 됐던 한방울잔 용량보다 2배 커져 판매 전부터 소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이트진로는 이밖에 소주 ‘진로이즈백’에 들어가는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를 출시했다. 각각 한정 수량으로 준비한 ‘홈쏘맥잔’, ‘두꺼비 러기지텍’, ‘두꺼비 슬리퍼’, ‘두꺼비 피규어’는 17일까지 진행된 기획전에서 모두 완판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에도 무신사를 통해 ‘참이슬백팩’을 출시해 판매 시작 5분 만에 준비 수량이 모두 소진된 바 있다. 참이슬백팩은 참이슬 팩소주 모양을 그대로 본 따 만든 가방이다. 가방 겉면에는 참이슬 로고와 경고 문구부터 바코드까지 재현돼 있다. 특히 가방 안에는 소주 전용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4일 패션 브랜드 게스와 협업한 티셔츠와 모자 등 협업 상품 5종을 선보였다. ‘오비 미츠 게스’(OB meets GUESS)를 주제로 맥주 ‘오비라거’의 캐릭터인 ‘랄라베어’와 게스의 메인 심볼인 삼각로고를 조합해 디자인했다.
티셔츠 제품은 게스의 로고를 들고 있는 랄라베어, 게스 모자를 착용한 랄라베어 등 다채로운 디자인을 제공한다. 색상 역시 기본 색상인 흰색과 검은색을 비롯해 파란색, 녹색, 회색 등 총 7가지로 구성했다.
발포주 ‘필굿’의 고래 캐릭터 ‘필구’를 활용한 상품도 선보였다. 집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홈캉스족’을 겨냥해 출시한 ‘필굿 잼 박스’(FiLGOOD ZAM BOX)는 지난 15일부터 전국 홈플러스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필굿 잼 박스는 필굿(500㎖) 48캔과 트위스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매트로 구성됐다. 게임 매트에 출력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별도 페이지로 연결돼 트위스터 게임을 위한 룰렛을 돌릴 수 있다. 필구가 새겨진 게임 매트는 스트레칭과 요가 등 홈트레이닝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주류업계가 이처럼 캐릭터 굿즈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주류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한 2030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뉴트로 트렌드에 맞춘 ‘진로이즈백’을 출시해 소주 시장의 절대강자가 됐다. 진로이즈백은 2030세대에서 인기를 끌며 출시 13개월 만에 3억병이 팔려나갔다.
오비맥주 ‘오비라거’ 역시 레트로 패키지를 사용해 출시한 제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캐릭터 팬덤이 매출을 견인하는 요소가 된 만큼, 각 업체들이 제2, 제3의 펭수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주류의 경우 한번 취향이 정해지면 잘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캐릭터 마케팅에는 2030세대들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