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담합과의 결별 선언‥종합 근절대책 마련(종합)

by안승찬 기자
2012.01.25 10:53:56

내달 말까지 근본적 근절대책 마련해 시행키로
김순택 부회장 "담합, 명백한 해사행위" 강경 발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무관용 처벌하겠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감독당국 지침 시행시 유의"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삼성그룹이 담합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삼성그룹은 25일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담합 근절에 대해 논의하고, 내달 말까지 종합적인 근절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김상균 삼성 준법경영실장(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010년부터 담합 근절을 위한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교육을 강화했지만, 아직도 그룹 내에서 담합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면서 내달 말까지 종합적인 근절대책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도 이날 회의에서 "담합은 명백한 해사 행위"라며 "사장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담합 근절을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김 부회장뿐이 아니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담합 근절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근절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지성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담합은 부정과 똑같은 행위로 간주하고 무관용으로 처벌하겠다"고 말했고, 박근희 삼성생명(032830) 사장은 "금융사의 경우 감독기관의 행정지도가 있더라도 경쟁사 간의 별도의 협의가 있으면 담합이 성립될 수 있기 때문에 담합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담합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진 것은 최근 삼성전자가 연루된 가전제품 담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공정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와 세탁기, 노트북 등의 가격을 담합했다며 총 4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회사가 나란히 기존 제품을 단종시키기로 입을 맞추고, 신제품 가격을 나란히 올렸다는 혐의다.

하지만 공정위의 담합 조사가 시작되자 LG전자는 첫번째로 담합사실을 신고해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았고, 두번째로 신고한 삼성전자는 과징금을 절반으로 줄였다.

국내 가전제품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격을 담합한 이후 과징금까지 감면받자,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한 소비자단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진중이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팀장(부사장)은 "사장단은 담합 근절에 대한 사장단의 강한 의지를 가지고 논의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삼성 직원들이 담합 행위가 해사행위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